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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마라톤 덕에 휴일을 너무 알차게 보내 만족스럽습니다."
17일 오전 서울경제·서울경제TV가 주최한 '제3회 서울둘레길 달팽이 마라톤' 경품추첨 행사가 열린 구파발역 인공폭포 광장. 사회자가 빼곡히 모인 참가자들에게 행사 참여 소감을 '달팽이로 삼행시를 지어달라'는 주문에 신은주(44·여)씨가 가장 먼저 손을 들고는 "달콤한 주말에 집에서 팽팽 놀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달팽이 마라톤에 참가하니 너무 좋다"고 즉석 시를 지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경품을 타는 행운까지 얻은 신 씨는 동반가족과 한없이 즐거워했다.
서울둘레길 은평구 코스 5㎞를 완주하는 이번 행사에는 초등학생 자녀의 손을 잡고 참가한 부모들이 유난히 많이 몰렸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남들과 다른 특별한 선물을 주려는 부모들, 그리고 둘레길 완주와 함께 코스 주변의 휴지를 줍는 봉사활동도 하면서 봉사정신을 길러 주려는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참가한 것이 큰 이유였다. 어린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절반을 넘었다. 자녀 3명과 함께 마라톤행사에 참가한 송미숙(43·여)씨는 "힘들었지만 애들한테 너무 좋은 선물을 한 것 같다"며 "둘레길은 처음 걸어보는데 날씨도 좋고 공기도 좋아 최고"라고 찬사를 보냈다.
불광동 장미공원에서 본격적인 둘레길 걷기가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구름정원길과 스카이워크(구름다리) 구간을 거쳐 은평뉴타운을 가로지르는 실개천을 지나 3호선 구파발역 인공폭포 광장까지 이르는 총 5㎞의 코스를 걸었다.
코스 중간에서 은평구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는 참가자들이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따라 하늘이 해맑아 시야가 훨씬 더 길게 확보되면서 은평구가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김수환(44) 씨는 "날씨가 너무 좋아 정말 멋진 경험을 했다"며 "아들과 함께 다른 코스에서 열리는 달팽이 마라톤에도 꼭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이 코스를 여러 번 다녀봤지만 오늘과 같은 광경은 보기 드물다"며 "은평 시내가 한 손에 잡히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코스 마지막 단계인 뉴타운 실개천에 백로가 나타나 참가자들이 대거 멈춰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우영 은평구청장 등이 함께 했다. 김 구청장은 "서울경제가 우리 경제에 화두를 제시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신문인데, 달팽이 마라톤을 한다는 것은 속도에 쫓겨온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는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달팽이 마라톤은 서울경제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행사로, 서울둘레길 가운데 매달 최적의 코스를 엄선해 시민들과 함께 걷는 행사다. 다음 행사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특별히 강북구 코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