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국제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중국이 브라질ㆍ러시아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에 대한 위안화 대출 확대에 나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개발은행(CDB)이 오는 29일 인도 뉴델리에서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브릭스 국가의 개발은행들과 위안화 대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DB는 지금까지 해외에서 주로 달러화 대출 업무를 맡아왔지만 앞으로는 이들 국가에 대한 위안화 대출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나머지 브릭스 회원국들도 자국 통화 대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MOU는 브릭스 회원국 간 교역을 확대하는 한편 위안화 국제화의 속도를 내기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위안화 국제화에 나섰으나 최근에는 무역대금 위안화 결제를 전면 허용하고 해외송금을 자유화하는 등 한층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중국과 아시아 국가 간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율은 13%를 밑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HSBC는 2015년에는 아시아 내 위안화 결제 비율이 5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위안화는 국제 교역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급성장하는 신흥국가인 브릭스 내 위안화 거래가 확대되면 이 같은 추세는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릭스는 앞서 지난해 4월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도 기축통화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각국에 대한 자국 통화 대출을 허용하기로 합의하는 등 달러화를 대신할 새로운 국제통화 시스템 논의에 앞장서왔다. 이번 조인식에 참석하게 될 브라질개발은행(BNDES)은 "뉴델리 회의에서 브릭스 간 경제 및 금융 거래를 극대화하기 위해 (달러화가 아닌) 자국 통화를 대출해 주는 메커니즘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T는 최근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많은 국가들이 장기적으로는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유로화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교역 및 투자를 위한 대체통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