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선경선 후유증이 심상치 않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30일 전남 구례에서 정권교체의 의지를 다지고 당의 화합을 강조하는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를 개최했으나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대거 불참했다.
당초 이 연찬회의 초청 대상은 250여명이지만 참석의사를 당에 밝힌 인원은 2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경선기간 동안 한나라당이 이 후보 측과 박 전 대표 측으로 갈려 치열하게 대립했던 앙금을 풀기 위해 마련됐으나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대거 불참함으로써 행사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불참한 것은 조직적으로 행동을 통일한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사정과 이심전심으로 불참한 인사들이 많다.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은 특히 연찬회에서 이 후보의 연설 등 일방적인 화합과 당부의 자리만 있고 토론시간조차 잡혀 있지 않은 점을 거론, “화합의 자리와는 거리가 멀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박종근 의원은 “양 캠프 간에 화합의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고 만나면 어색할 것 같다.
정신적인 화합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유승민 의원도 “연찬회가 친박(親朴)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기 때문에 불참한다”며 “내용을 다 아는 대운하 특강을 그곳까지 가서 들을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외에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최경환 의원은 외국출장 중이며 대구ㆍ경북 지역의 친박 의원들도 상당수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쪽 인사들의 최근 당직 인선에 이어 대선 선대위 조직 인선에서 철저히 배제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와 관련, 임명직 당직자의 ‘일괄사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대선후보가 공식 확정된 만큼 후보의 자유로운 인선을 위해 기존 임명직 당직자들이 일괄사퇴한 뒤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지도부의 친박 인사들이 반대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당과 후보가 일체가 되기 위해서는 인사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당을 장악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등으로 맞서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특히 최근 있은 사무총장과 비서실장 인선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한 의원은 “이방호 의원은 경선 당시 이 후보의 캠프 조직을 담당한 인물이고 임태희 의원도 중립을 표방했지만 사실상 이 후보 측을 지원해온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