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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시장 'MB효과' 없어 울상

매도·매수자 발길 모두 끊겨 개점휴업상태<br>일부 단지들 중심 가격조정 현상도 나타나

“매도ㆍ매수자 모두 동상이몽에 빠져 있어요. 거래가 안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지난해 대선 이후 기대심리로 한껏 부풀어 있던 서울ㆍ수도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일부 재건축 시장은 ‘막연한 기대감’에 매도ㆍ매수자 모두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 ‘눈치장세’가 한창이며 일부 단지들을 중심으로 가격조정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이명박(MB) 정권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던 개포주공아파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매도ㆍ매수자 모두 발길이 끊어져 해당 지역 중개업소들은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이다. 안병덕 하나공인중개사 대표는 “MB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재건축 규제 및 세부담 완화가 기대에 못 미쳐 대선 직후보다 가격이 조금 조정을 받은 상황”이라며 “매수자들은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있지만 매도자들은 오는 총선을 전후로 집값이 다시 들썩일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매물 역시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포주공1단지 56㎡형의 경우 13억1,000만~13억4,000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12월보다는 1,000만~2,000만원 정도 하락한 수준. 해당 중개업소들은 4월 총선까지는 큰 변동 없이 현재와 같은 약보합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재영 우진공인중개사 대표는 “1가구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 물건과 6월 종부세 산정일 이전에 집을 처분하려는 매도자들이 일부 있지만 전체 시장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당장 재건축 규제완화가 실현되지 않아도 언젠가는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일단은 더 버텨보겠다는 매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각종 재건축 분쟁 소송으로 깊은 침체기를 맞았던 과천 재건축 시장 역시 긴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이 일대 한 중개업소 대표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말과 연초 과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반짝 가격 상승이 있었지만 규제완화 속도나 범위에 대한 실망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가격도 예전 수준으로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상태로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매도ㆍ매수자들의 현실적인 계산도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천 주공아파트 중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주공2단지 52㎡형의 경우 매매가가 6억8,000만원 선이다. 5년여 뒤 재건축 완공시 100㎡형대에 입주할 경우 전세금 8,000만원을 제외한 6억원의 매수자금이 필요하고 추가분담금 8,000만원, 완공시까지의 금리기회비용 2억원가량을 감안해야 돼 실질 투자금은 9억원에 이른다. 현지에 거주하는 K(45)씨는 “재건축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인근 3단지가 조합원 간 분쟁으로 약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109㎡형의 시세가 현재 9억원대인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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