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실적발표 믿고 투자한 '선의 피해자' 속출

실적발표 67개 기업중 31곳 증권사 추정치 밑돌아<br>"33억 흑자"가 실제론 "51억 적자" <br>영업익 괴리율 세자릿수 달하기도


개인투자자 A씨(47세)는 지난달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국내증권사들이 내놓은 매수추천 보고서를 보고 주성엔지니어링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고 판단하던 터에 증권사 호평에 공감했다. 비록 2ㆍ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이들 증권사가 추정한 영업이익이면 그런대로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주성엔지니어링의 2ㆍ4분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는 33억원 흑자었지만 실제 실적은 51억원 적자로 발표됐다. 어닝쇼크로 실망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신저가를 경신했다. 실적을 잘못 추정한 이들 증권사들은 앞 다퉈 2ㆍ4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을 표함과 동시에 목표주가를 줄지어 하향조정했다. A씨는 증권사만 믿고 투자했다가 단기간에 만회하기 어려운 큰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실적시즌이 중반으로 향하면서 증권사 추정실적이나 기업이 예상하는 잠정실적이 나중에 발표하는 실제실적과 높은 괴리율을 보이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27일 에프엔가이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잠정실적을 발표한 67개 기업(추정기관이 3곳 이상인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31개 기업이 증권사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영업이익 기준 괴리율이 세 자릿수에 달하는 사례도 나왔다. 종목별로는 주성엔지니어링이 마이너스 255.85%로 가장 큰 격차를 보였고 토필드(-184.09%), KTF(-114.09%), 가온미디어(-93.52%), 삼성전기(-52.38%) 등도 괴리율이 컸다. 비록 이들에 비해 괴리율은 적지만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액 기준으로 오히려 영업이익 추정치 차이가 큰 사례는 더욱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에 대한 2ㆍ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1,951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실적은 1조8,939억원으로 괴리율이 마이너스 13.73%였지만 금액차이는 무려 3,012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초라한 성적을 내놓자 '어닝쇼크'로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삼성전자 외에 현대차(-5.17%ㆍ362억원), LG데이콤(-18.85%ㆍ97억원), LG디스플레이(-10.67%ㆍ993억원), SK텔레콤(-10.70%ㆍ638억원), 메가스터디(-17.48%ㆍ30억원), CJ제일제당(-9.28%ㆍ59억원) 등 대표적인 업종 대장주들도 괴리율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일부 종목에서 실제 실적과 추정치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남에 따라 투자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추정치만 믿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로서는 투자실패를 곱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연초만 해도 하반기 강세론이 대세를 이루면서 기업실적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면서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기업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기업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보면 실적발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실적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보다 종목 선정 시 보다 꼼꼼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추정치를 내놓는 기업은 총 151개사로 현재 67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으며 84개사가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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