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중·일 국채시장 일제히 경고음

■ 중국 국채발행 23개월만에 실패<br>양적완화 축소 공포 확산<br>중국 인민은행 돈 안풀면 시중은행 자금경색 지속 우려<br>日은행 속속 국채비중 축소… 美선 입찰 경쟁률 급속 하락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세계 1~3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의 국채시장에 대한 경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은행권의 자금경색으로 채권 발행액이 목표에 미달해 사실상 실패하고 일본의 대형은행들도 국채 비중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하며 국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출구전략을 본격 실시할 경우 미국 국채금리가 2~3년 내 4~5%대로 급등(가격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중국 재무부의 국채발행이 목표에 미달한 것은 핫머니 유출 등으로 중국은행들의 자금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더불어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이 낮아진 것도 핫머니의 중국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종전 8.4%에서 7.7%로 낮췄다. 모건스탠리, UBS AG,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등 주요 은행들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중국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위안화 환율을 떨어뜨려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핫머니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했지만 이제는 핫머니의 유출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돈줄을 풀지 않는다면 중국 시중은행들의 자금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이는 중국 국채와 기업채권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하이 에버그로잉뱅크 청 큉셍 채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단기자금 공급을 늘리지 않는다면 현금 수급 이달 말까지 지속적으로 경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핫머니의 유출로 중국의 위완화 환율의 변동성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중국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1달러당 위안화 중간가격을 전날보다 0.0005위안 내린 6.1607위안으로 고시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그러나 100엔당 위안화 환율은 0.0260위안 상승한 6.4781위안으로 지난 5일 이후 5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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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채시장에도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은행들이 국채금리 상승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수조엔 규모의 국채를 보유한 일본의 은행들로서는 국채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내 자산규모 2위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10년물 국채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1,000조~2,000조엔의 장부상 손실을 입게 된다는 추산에 따라 금리 리스크 헤징 기법으로 리스크 노출을 줄이고 있다. 미즈호는 국채 보유액은 30조엔선에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WSJ는 이 같은 대응이 지난 4월 시작된 대규모 양적완화 이후 일본 국채에 대한 대형 채권자들의 근본적인 시각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4월 일본 4대 은행은 일본 국채 보유량을 10조엔가량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가와라 아키히로는 “국채 매입에 대한 리스크가 1년 전과 비교할 때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3위 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리스크를 재평가하며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왔다. 미야타 고이치 대표는 앞서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채권 비중을 줄이고 오환 및 주가지수연계 자산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즈호는 국내외 채권투자에 따른 수입이 전체 시장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90%에서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 12일 재무부가 실시한 10년물 국채입찰에서 경쟁률이 2.53대1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13일 연준이 내년에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내년 봄에는 3%로 오르고 2017년에는 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짐 오닐 회장도 앞으로 2년 내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까지 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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