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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제공항에서 4시간30분이면 도착하는 베트남의 '숨은 진주' 다낭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하노이ㆍ 호찌민ㆍ할롱만에 이어 이미 유럽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다낭에 2년 전부터 한국 관광객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금은 휴양지로 뜨고 있지만 '다낭'은 살벌한 전쟁터였다. 40여년 전 베트남전쟁 당시 '귀신 잡는 해병대'인 한국군 청룡부대가 주둔할 정도의 격전지였고 공항 일대는 미군의 고엽제 창고가 수두룩했다.
다낭에서 후에로 넘어가는 해발 1,172m의 '세계 8대 비경'으로 꼽히는 '하이번 고개'는 군사적ㆍ지리적 거점이었으며 훗날 프랑스인들이 고개꼭대기에 만든 요새는 베트남 전쟁 때 미군의 관측소, 엄폐호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다낭에서는 더 이상 전쟁의 상흔을 찾아볼 없다.
정보통신 혁신도시로 자리매김한 다낭 시내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내달리는 사람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베트남 중부 '다낭~호이안~후에'는 도시 곳곳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일 정도로 베트남 문화의 보고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다낭=공항에서 20여분을 차로 들어오면 수백㎞에 펼쳐진 백색 해안선에 5성급 호텔이 줄지어 서 있다. 카지노가 있는 크라운 프라자호텔을 비롯해 신혼여행 코스로 인기인 하얏트·아나만다라 등 최고급 호텔에서는 '베트남 속의 유럽'을 만끽할 수 있다. 리조트마다 전용해변이 있을 정도로 5성급 호텔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풀장을 겸비한 럭셔리 리조트는 4인 가족 2가구가 와서 즐겨도 손색없을 정도로 넓고 스파 시설도 완벽하게 구비돼 있다.
다낭은 역사문화 유적들이 풍부해 휴양과 관광 모두 즐길 수 있다. 마블마운틴(오행산), 미손유적지, 참조각박물관, 중세건축 양식의 다낭 대성당도 볼만하다. 특히 마블마운틴은 전체가 대리석으로 이뤄져 있는 다낭의 명소다. 시바신을 모신 미손 유적지는 베트남의 '작은 앙코르와트'으로 불리는데 앙코르와트보다 5세기 먼저 지어졌고 베트남 전쟁 중 미군의 폭격에 파괴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참파 왕국'의 '참조각 박물관'에는 300여점의 석상이 전시돼 있다. 두상이 잘린 채 전시된 석상들은 허술하게 방치되고 있어 이국인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다. 1923년 세워진 다낭 대성당은 뾰족한 첨탑과 분홍색의 외벽 색깔이 인상적이다.
◇호이안=다낭에서 남동쪽으로 약 30㎞ 지점에 있는 호이안은 1999년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유네스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19세기 이전 동양 최대의 무역항이었던 곳으로 화교와 일본인들이 만든 마을인데 180년 전 옛모습이 아직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골동품과 그림ㆍ전통의상 등을 판매하는 이 거리는 유럽인들에게는 이국적이며 '아시아 여행객'에게는 친근한 분위기다.
낮과 밤의 풍경이 다른 점도 이채롭다. 어둠이 내려오고 거리의 조명이 하나둘 켜지면 호이안의 야경은 몽환적으로 변한다.
◇천년역사가 고스란히 남은 '후에'=유네스코 관계자가 "건축학적으로 극찬해 마지않을 수 없는 한 편의 시(時)와 같다"고 칭송했다는 후에는 '베트남의 경주'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1545~1802년에 이르기까지 약 150년간 베트남 수도 역할을 했던 이곳은 수많은 왕의 무덤과 사찰이 남아 있다. 베트남 천년 역사의 무대이자 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의 현장인데 당시 북베트남에 학살당한 남베트남인 3,000명이 목숨을 잃은 비극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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