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녹색성장 실천을 위해)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에너지 가격은 향후 3년간 단계적으로 대폭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집무실 2층에서 지난 17-1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결산과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수석비서관 회의를 갖고 "(에너지 가격이) 현실화되면 전기료와 에너지를 아끼는 실질적 동인(動因)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이 전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에너지 가격 현실화가) 에너지 빈곤층과 서민들한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에너지복지정책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김 비서관은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에너지 가격 현실화와 에너지 복지정책을 동시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는) 향후 3년간 정부 전부처가 함께 녹색성장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성과 중심으로 3년간 철저한 결과를 내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오는 2010년부터는 '나부터(Me First)' 운동에 모든 경제주체들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라"면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에너지 절약. 내복 입기, 한등 더 끄기 등을 '나부터'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백화점과 대학ㆍ병원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대해 난방온도 점검 등 적극적 에너지 절약시책을 추진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 참모들은 이 대통령이 제시한 실내온도 가이드라인인 '19도'를 조금 넘겨 꾸지람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은 "회의 준비를 위해 아침에 보일러를 미리 틀어 회의실 온도가 20도를 조금 넘자 (이 대통령이) '청와대가 솔선수범해 앞장서야 하지 않겠냐'며 강하게 야단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