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위법행위를 한 비상장 계열회사 임원의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식 ‘이중 대표소송제’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 장관은 이날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 “우리 경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바로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중 대표소송제가 도입되면 비상장 회사의 경영진과 임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상장 모회사의 주주들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비상장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를 이용해 경영권을 불법적으로 상속했다고 지적하며 이 제도의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이어 천 장관은 “기업의 실질적인 주인인 주주들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지 않고 오너 2세에게 불법적인 방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구시대적인 행태는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이트칼라 범죄에 경미한 처벌을 내릴 경우 시장경제를 지탱하는 원칙이 무너지고 법률 준수에 대한 허무주의가 조장될 위험성이 있다”면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정수사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