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사 CEO 수난시대

삼성·교보·미래에셋·메리츠 등 줄줄이 교체<br>경영 악화 당국 규제 겹쳐… 올해만 43곳 중 14곳 교체


보험사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바뀌고 있다. 회사마다 예정됐던 세대 교체나 영업력 강화 등의 명분을 내세우지만 전례를 찾기 힘든 경영 환경 악화에다 당국의 규제 강화까지 겹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한 새 판을 짜는 차원에서 물갈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보험사 43개 중 이미 14개 보험사 최고경영자가 교체됐으며 앞으로도 주인 교체에 따른 최고경영진 물갈이, 그룹 차원의 계열사 경영진 교체 등을 앞두고 있어 줄줄이 수장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이날 신용길 사장이 퇴임한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지난 2008년 판매 채널 담당 사장으로 임명됐고 올 4월부터는 대외협력 담당 사장을 맡아왔다. 회사 측은 세대 교체에 따른 자연스러운 퇴진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저금리·저성장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신진 최고경영자를 내세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이날 최현만 부회장, 이상걸 사장, 하만덕 사장의 3인 체제에서 영업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조한홍 미래에셋증권 기업RM부문 사장을 법인영업총괄대표 사장으로 영입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퇴직연금 시장 등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조 신임 사장은 2000년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장을 시작으로 퇴직연금컨설팅부문장(부사장), 퇴직연금사업단 대표를 지냈으며 2011년부터 기업RM부문 대표를 맡아왔다.


나동민 농협생명 사장과 김학현 농협손해보험 사장도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체제 출범 이후 그룹의 시너지를 높이고 신진 인사를 도입하는 큰 그림에서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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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리츠화재의 송진규 사장도 메리츠그룹이 전반의 조직 체계 개편과 영업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 최고경영진 체제를 개편하면서 물러났다. 그룹 측은 남재호 전 삼성화재 부사장을 대표로 영입하면서 송 사장에게 공동 대표 체제를 제안했으나 송 사장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ING생명도 조만간 신임 사장이 선임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ING생명은 최근 강영구 전 보험개발원 원장, 신성욱 RGA 사장 등 7명의 전·현직 사장들에게 사장직을 제안했으며 그 중 최종 3명이 후보로 올라온 상태다.

이에 앞서 삼성생명 사령탑에 박근희 부회장에 이어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이 올랐다. 박 부회장은 초회 보험료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안팎으로 상승하는 등 나름대로 선방했지만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경영 환경 급변, 자산운용 수익률 저하에 따른 해외 자산운용 확대의 절박성 등에 따른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격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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