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더 재킷(The Jacket)

"당신은 4일 뒤 죽는다"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세상에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 두가지가 있다. 언젠가는 모두 죽는다는 것. 그리고 그 때가 언제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현실이 아닌 영화 속 주인공이라면 사정이 좀 다르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주인공은 자신이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아는 경우도 있다. 관객도 숨을 죽이며 그들과 함께 신음하기 시작한다. 영화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다."며칠 뒤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때는 1991년 걸프전. 참전 용사 '잭 스탁스'(에드리언 브로디)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기억상실증에 걸려 제대한다. 1년 뒤 미국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8살 소녀 '재키'(키이라 나이틀리)의 자동차를 고쳐준 잭은 히치하이킹을 해서 낯선 남자와 캐나다로 향한다. 그러나 잭은 일시적 기억상실증으로 쓰러진 뒤 의식을 차려보니 경찰관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사실 낯선 남자가 경찰관을 살해했지만 잭이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 재판 결과 정신병원으로 보내진 그는 약물 주사를 맞고 구속용 '재킷'이 입혀진 채 시체 보관소에 갇히게 된다. 여기까지는 이야기 전개상 별 무리가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잭이 깨어난 장소와 시간은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잭이 있는 곳은 시체 보관함이 아니라 2007년 어느 허름한 식당 앞. 더욱 놀랍게도 자신이 시체 보관소에 갇힌 날로부터 4일 뒤 시체로 발견된다는 사실을 어른이 된 '재키'에게 듣게 되는데…. 시공간을 넘나들며 인과관계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미스터리 스릴러 '더 재킷'(The Jacket)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고 고민하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된 주인공은 극심한 공포감에 사로잡히지만 예정된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정해진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지만 잭에겐 현실과 과거와 미래가 서로 뒤죽박죽 뒤엉켜 혼란스럽기만 하다. 감독 존 메이버리는 미스터리 장르의 관습을 철저하게 적용해 한시도 관객이 눈을 떼지 못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하지만 비슷한 장르의 영화 '나비효과' '데자뷰' 등에 비해 신선함이 떨어져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이미 전작들에서 사용됐던 반전의 장치들이 진부하게 느껴지기 때문. 게다가 재킷을 입고 시체 보관실에 갇히는 것과 시간 여행과의 관계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아 극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10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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