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회사 해외진출 올스톱

대규모 프로젝트·IB 추진도 중단… 리스크 재점검 나서


은행ㆍ보험ㆍ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해외진출 작업을 중단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해외진출에 따른 리스크(위험)를 전면 재점검하는 한편 거액 외화대출과 투자, 대규모 프로젝트 등도 유보했다. 금융회사들은 리스크를 정밀 점검한 후 사태추이에 따라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 여건이 좋지 않다"며 "실탄(외화)도 없고 시장불안이 언제 해소될지 몰라 섣불리 나서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ㆍ6개월 단위로 외화를 조달하는 상황에서 1년 이상 장기투자에 나서는 것은 제2의 외환위기를 불러오는 일"이라며 "일단 해외진출과 관련된 리스크를 다시 점검하고 상황이 진정된 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글로벌사업단 관계자는 "외화 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성장 또는 확장 위주의 전략은 어렵다"며 "해외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강화됨에 따라 해외 비중 확대는 더 늦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추가 투자, 거액 여신, 대규모 프로젝트 등도 영향을 받게 된다"며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 외에는 모두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계속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국내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해외진출은 꼭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번 사태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리스크를 선택할 것이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회사마다 진출 지역에 대한 차이는 있지만 해외진출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태로 각 사의 성패가 엇갈리면서 명암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투자은행(IB)의 방향성도 재점검하기 시작했다. 한 시중은행의 신사업 담당자는 "은행의 벤치마킹 대상은 리먼과 같은 증권형 IB가 아니라 도이체방크와 같은 은행형 IB"라며 "리먼 사태로 전략에는 큰 변동은 없지만 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등 IB업무를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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