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 증가와 휴대폰 신제품 출시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달 광공업생산이 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소비와 투자도 미약하게나마 증가세를 이어갔다.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우리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통계청은 우리 경제에 "국면 전환의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공식 평가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2.1%) 이후 최고치다. 올 1~3월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던 광공업생산 증가율은 4월 들어 7월까지 ±1% 사이에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1%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지난달 절전 규제와 현대자동차 파업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GM 파업 종료로 인한 자동차 생산과 수출 증가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6.5%로 전달보다 2.3% 상승했다. 생산활력을 보여주는 제조업 가동률이 오른 것은 1월 이후 처음이다. 서비스업도 금융보험ㆍ교육ㆍ여가 분야의 호조에 힘입어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하계휴가라는 계절적 요인과 주식거래 증가가 서비스업생산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도 호조를 보였다. 대표적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여름휴가 특수에 힘입어 전달보다 0.4%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세다. 다만 증가 속도는 전달의 1.2%보다 다소 축소됐다. 통신기기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내구재 판매는 감소한 반면 여가용품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 등 비내구재 판매가 늘었다.
경기회복의 키를 쥐고 있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0.2%, 전년보다 4.6% 각각 증가했다.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이번 설비투자 증가는 대한항공의 A380 도입이라는 특수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설비투자의 핵심인 기계류 수입은 42억7,000만달러로 전달의 46억4,000만달러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공사의 진척도를 보여주는 건설 기성과 새 공사 수주량을 보여주는 건설수주가 각각 전월보다 0.1%씩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라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향후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해 5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와 휴대폰 생산 호조로 광공업생산 증가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고 경기선행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경기 국면 전환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