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강남모노레일의 허구와 대안

강남모노레일은 돼서도 안되고 될 수도 없는 사업이다. 청계천 복원으로 대표되는 우리 시대 도시관리의 가치관은 거주하는 시민들의 행복한 삶이 그 기준이며 이러한 가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을 자연과 어우러진 친환경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가꿔나갈 때 비로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강남모노레일사업이 구상하고 있는 학여울~청담 6.7㎞ 구간 그 혼잡한 도로 중앙에 철골 콘크리트의 고가 구조물을 세우고 그 위로 시속 80㎞의 빠른 속도로 전차가 지나다니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연간 100억 이상 적자 예상 안 그래도 고층 건물과 아파트로 둘러쌓인 삭막한 도시 환경에 메마른 시민들에게 더욱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것이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하루 20여만대가 소통하는 청계고가도로와 복개도로 철거에 그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청계천에 맑은 물을 흘리려 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강남모노레일이 허구임은 첫째, 경제성과 효율성 문제이다. 1일 강남 교통량(약110만)의 1~2%(약2만)에 불과한 6.7㎞의 교통량을 처리하기 위해 총 4,000억원 정도(시설비 2,000억원, 차량기지 학여울체비지 2,000억원)를 투자해야 하나 지하철 운영의 예로 봐서도 최소 년간 1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데 이러한 적자를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둘째, 주민 여론의 의도적 조작이 문제다. 무엇보다도 모노레일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데 개포동ㆍ대치동ㆍ일원동ㆍ삼성동ㆍ청담동 등 대부분 주민들의 반대 여론은 구청에서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셋째, 이러한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고 주민들도 반대하지 않을 대안이 있는데도 정치적 계산으로 전임 구청장이 계획한 것을 관행적으로 강행하려는 점이다. 모노레일 구간을 2차선 정도의 버스전용차로를 만들면 버스 20여대를 3~5분 정시 배차 간격으로 운행해 큰 투자 없이 하루 2만5,000명은 수송이 가능하다. 강남은 세계 어느 도시보다도 넒은 도로망이 잘 구축돼 있다. 그런데도 강남의 주요 도로는 테헤란로를 위시해 거의 모든 도로가 하루 종일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교통 체증을 일으키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대중교통망이 부실해 주민들이 거의 모든 일상 생활을 자가용에만 의존하게끔 돼 있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강남과 서울 전체 교통 상황을 전제로 다뤄야지 일부 구간의 모노레일 등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현재 강남의 1일 교통량을 분석해보면 지하철 약 30만, 버스 20만, 택시 기타 10만으로 절반가량인 50만 통행을 나홀로 자가용이 감당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아무리 도로가 넒은들 그 교통량을 당할 길이 없다. 부분적인 버스노선 외에 지하철에만 의존하는 지금의 대중교통체계로는 주민들의 일상 생활에 필요한 그 많은 교통 수요를 충당할 수 없는 것이다. 셔틀버스등 대중교통망 확충을 따라서 주민들의 부담 없이 현재 강남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강남의 전간선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셔틀버스 150~200여대를 5분 간격으로 공공기관ㆍ백화점ㆍ극장ㆍ할인매장ㆍ음식점 등 주요 생활 거점을 거미줄처럼 엮어주면 자가용 통행량의 약 절반 정도인 25만을 흡수할 수 있어 강남 교통 혼잡을 해소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자연 자가용의 불필요한 이용이 줄어들게 되고 자가용을 과다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도시 매연도 대폭 줄일 수 있다. 모노레일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강남구청과 이 사업의 승인 권한을 쥐고 있는 서울시와 정부에 강남구민을 대신해 재삼 숙고하기를 강력히 하소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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