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강진·쓰나미 日 강타] 국내증시 영향은

그렇지 않아도 악재 많은데… ‘엎친 데 덮친 격’... ITㆍ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은 반사익 기대 가능성



11일 오후 장 막판 일본 역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발생하자 앞으로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정보기술(IT)ㆍ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 일시적인 반사익 등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안전자산 선호의 확대와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 이탈, 일본의 경기 부양책 확대에 따른 엔화 약세로 국내 증시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정규시장에서 약세를 보였던 반도체주는 일본 대지진 소식이 전해진 후인 오후 6시 시간외 단일가 매매에서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정규장에서 0.5% 하락했던 삼성전자는 종가 대비 0.7%(6,000원) 오른 86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약보합으로 정규장을 마감했던 하이닉스 역시 2.3% 상승한 2만8,350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업종도 시간외 매매에서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GS가 2.2% 오른 7만9,0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S-Oil(1.98%), SK이노베이션(0.79%), LG화학(0.64%) 등도 상승대열에 몸을 실었다. 이러한 주가 흐름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 IT 및 석유화학, 자동차업체들의 생산차질이 예상되면서 일부 관련 업종에서 반사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좀 더 분석을 해봐야 하겠지만 예전의 사례를 보면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것은 결국 국내 IT나 자동차 등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증시 전체로 보면 일본 대지진이 결코 호재만은 아니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일시적인 반사익은 있겠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 않아도 리비아 사태 장기화로 인한 국제 유가 고공행진과 남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지표 부진 등으로 불안한 투자심리가 팽배한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에 투자자들, 특히 외국인들의 시장 이탈이 더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 대지진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증시 조정이 더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증권의 한 연구원도 “만약 고베 대지진 수준의 타격이 발생했다면 그렇지 않아도 잔뜩 쌓여있는 악재를 더욱 부풀리며 글로벌 증시 전체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우리나라와 같이 외국인 투자에 민감한 신흥국은 더욱 피해가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지진의 피해 복구 과정에서 일본이 양적 팽창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산업 피해가 클 경우 복구를 위해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자금 지원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엔화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지진으로 국내 기업들이 일시적인 반사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에 좋다고만은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일본 정부가 피해복구를 위해 공격적인 양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엔화 약세로 연결돼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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