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중국 소비자들의 과시적 취향에 맞춘 디자인 개발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정상은 수석연구원은 24일 '중국공략의 신(新)해법, 폼생폼사' 보고서에서 "앞으로 중국 사업의 성공 여부에 디자인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니디자인'트렌드를 잘 활용해야한다"고 밝혔다.
'금니디자인'이란 과시형 소비에 맞춰 최대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중국 디자인 업계의 특징을 일컫는 말로, 실제 품질이나 가격의 고급 여부와는 상관없이 최대한 '폼나게' 디자인하는 행태를 '금니'에 빗댄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90년대 중반까지 중국은 디자인 측면에서 불모지에 가까워 다국적 기업들조차 저가.대량 생산에만 주력하고 디자인은 대부분 이미 다른 해외 시장이나 자국에서 사용하던 것을 중국 시장에 도입했다.
그러나 경제 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와 20여년 간 선진 제품을 접하며 높아진 안목으로 중국 소비자의 디자인 욕구가 점차 커지자 최근 모토로라.노키아.소니.GM.폭스바겐 등은 '중국만을 위한 디자인'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잇따라 중국 현지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과시욕이 강한 중국 소비자의 특성에 주목하고 '고급화'를 중국 출시 제품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설정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내장재로 독일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인공목재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이에 대해 '고급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있기 때문이다.
2002년 중국 디자인팀 인력을 3배로 늘린 GM의 경우 미국에서는 보급형 미니밴용도로 판매하고 있는 '시보레 벤처' 모델을 중국에서 내장과 프런트 그릴 등만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바꾼 뒤 기업 중역용 차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이에 비해 우리 기업 가운데 중국에 디자인센터를 세운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한국이나 제3국에서 선보였던 디자인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며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춰 금니디자인을 적용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의 성패를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