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새 경제팀 경제정책방향] 세월호 여파 가라앉은 소비심리… 부양책이 불쏘시개 될까

■ 2분기 성장률 추락

민간소비 전분기보다 0.3%↓ 2년9개월래 최저

전망 안좋지만 재정확장으로 3분기엔 반등 기대


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서울 중국 한은 본관에서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고 있다. 2·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로 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호재기자

"7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좋지 않다. 얼마나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세월호 사고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지난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6%에 그친 것은 민간소비 부진 탓이 컸다.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3% 줄면서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경기회복 흐름에도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한국 경제는 지난 2011년 1ㆍ4분기부터 지난해 1ㆍ4분기까지 9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무르다가 지난해 2ㆍ4분기(1.0%)와 3ㆍ4분기(1.1%)에 간신히 1%대에 올랐다. 하지만 4ㆍ4분기부터 다시 0%대로 떨어져 3분기째 이어지고 있고 그나마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도소매ㆍ음식숙박 5년 반 만에 '뒷걸음'=그나마 수출이 2ㆍ4분기 성장률을 방어했지만 내수지표의 성적은 초라했다. 정영택 국장은 "민간소비 부진에는 세월호 참사, 주요 이동통신사의 영업정지, KT와 금융권의 대규모 감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액정표시장치(LCD)ㆍ화학제품 수출 호조로 1.9% 증가했고 수입은 자동차ㆍ거주자 해외소비 증가로 0.8% 늘었다. 반면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줄면서 전기 대비 0.3%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0.6% 증가했지만 전 분기(5.1%)에 비해 둔화됐다. 설비투자는 1.3% 증가해 전 분기(-1.9%)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으나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4.2%나 감소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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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1.1%, 건설업이 0.4%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0.7% 성장했는데 세월호 영향으로 도소매ㆍ음식숙박(-0.1%)과 운수 및 보관업(-0.5%) 등이 부진했다. 도소매ㆍ음식숙박업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ㆍ4분기(-4.8%)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전기·가스·수도업은 온화한 날씨 탓에 냉난방 수요가 줄면서 2.3% 감소했고 농림어업은 양돈ㆍ한육우 사육 마릿수 감소로 4.1% 줄었다.

◇경기부양책 3·4분기 성장률 반등으로 이어질까=한은은 최근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ㆍ하반기 성장률을 각각 3.8%로 예상했다. 하지만 상반기 속보치가 3.7%로 집계됨에 따라 올해 성장률 달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관건은 3ㆍ4분기 회복속도다. 일단 25일 발표예정인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국장은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가 생각보다 더 많이 위축된 상태"라며 "심리 위축이 얼마나 길게 영향을 줄지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3ㆍ4분기 성장률이 고개를 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최소 6개월 이상 지나야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지만 정부지출의 경우 즉각 성장률 집계에 반영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정부지출의 경우 법적ㆍ행정적 절차만 늦어지지 않는다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집행속도가 빠른 것은 당장 3ㆍ4분기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정부의 내수부양책과 한은의 공조로 3ㆍ4분기 성장률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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