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시기만 남았다"

尹재정도 긍정 검토…G20이후 카드 꺼낼 가능성<br>환율 사흘째 올라 1,130원대…채권 금리도 급등


진동수 금융위원장에 이어 이번에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감한 이슈인 '외국인 채권 투자 과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임을 밝혔다. 정책발표와 시행시기만 남겨뒀다는 분석이 강한데 시장에서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난 후 과세 카드가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브라질 금융거래세 인상 소식에 정부의 규제 카드까지 나오면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130원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 4일 1,110원90전까지 내려가면서 금방이라도 1,000원대로 내려갈 듯하더니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1,130원대로 훌쩍 올라간 것이다. 채권금리도 급등했다. 한국은행과 금융ㆍ외환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G20 정상회의를 생각해 공식화하고 있지 않지만 외인 자본에 대한 3단계 규제방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7월 발표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외국환은행의 투기거래에 대한 합동검사에 이어 추가적인 규제책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윤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두 번에 걸쳐 외국인 자본 규제책에 대해 발언했다. 오전에는 "외국인 자본의 과도한 유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국제환경을 고려하면서 최적의 국내적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는 뜨거운 감자인 외국인 채권 투자 과세에 대해 말을 꺼냈다. 윤 장관은 국고채·통안채 이자소득세 면제를 과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정부가 정책을 구상하고 추진함에 있어 김 의원의 발언이 논리적 뒷받침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지켜봐달라"고 밝혀 긍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앞서 김 의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화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인 채권 이자소득세 면제 조치가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화할 때"라며 "면제조치로 외국인 투자가는 50~70bp(1bp=0.01%포인트)를 얻게 되는데 이는 국내로 들어오게 하면서 비행기 일등석에 앉게 해주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다만 시행한 지 불과 1년6개월여 만에 제도를 바꾸는 데 대해 정책의 신뢰성 측면에서 부담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태국이 국채 투자 수익에 원천징수세를 부과하고 브라질도 금융거래세를 이날 다시 4%에서 6%로 올리면서 우리 정부에도 명분이 생겼다. 당국이 이와 함께 규제책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카드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의 추가 축소다. 정부는 6월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국내은행의 경우 전월 말 자기자본의 50%, 외은지점은 250%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을 감안해 외국환 은행의 한도를 조정 가능하도록 결정, 추가로 한도를 재조정할 길을 열어놓았다. 정부 당국자는 "금융감독원과 한은이 진행 중인 합동검사 결과에 따라 한도규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한도를 추가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기인데 G20 정상회의를 앞둔 만큼 정부가 이 회의를 끝낸 이후 자본시장 상황, 즉 외국인의 자본유입 상황과 환율 등의 흐름을 보면서 발표시기를 저울질하지 않겠느냐는 게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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