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재테크의 달인' 김대리 운용사 대표펀드 산다

운용기간 길고 수익률 굿 … 덩치 커 매니저 집중관리도 매력

■ 자산운용사 대표펀드 살펴보니



신영마라톤펀드 누적 수익률 398% 한국밸류10년 153%

올 미국 경제회복 영향 '한국투자 한국의 힘' 등 성장주 성과 우수할 듯


미래에셋 글로벌 컨슈머 트러스톤 롱쇼트도 눈길

직장인 김지영(34)씨는 지난 2012년 말부터 국내 자산운용사 3곳의 대표펀드에 매월 적립식으로 30만원씩 나눠 투자하고 있다. 김씨가 가입한 펀드는 '신영마라톤', '한국밸류10년투자', 'KB밸류포커스'다. 지난해 김씨가 세 개의 펀드에 납입한 원금은 1,080만원. 현재 평가금액은 1,150만원으로 불어나 있다. 1년 가량 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률은 6.48%.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년 동안 0.72% 상승한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다. 또 연 3~4% 수준인 은행의 예·적금 금리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익을 얻었다.

 새해를 맞아 재테크에 대해 고민인 직장인이라면 국내 주요운용사의 대표펀드에 일정금액을 나눠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원금손실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각 운용사마다 가치주·성장주·롱쇼트펀드 등 대표상품의 특성도 달라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도 가능하다. 국내 대표 운용사들의 간판펀드에 대해 살펴본다. @sed.c

국내에서 판매되는 주식형 또는 채권형 공모펀드는 2,300개가 넘는다. 각종 펀드의 홍수 속에서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해 고민이라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각 운용사의 대표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대표펀드는 운용사의 얼굴과 다름없다. 운용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며 꾸준히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는 펀드다. 또 설정규모도 커서 운용사들의 매니저들이 집중 관리하고 있다. 특히 장기간 적립식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면 각 운용사의 대표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요 운용사의 대표펀드는 설정 이후 양호한 수익률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02년 설정된 '신영마라톤펀드'는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398%에 달한다. 또 2006년 설정된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도 153.25%, '한국투자한국의힘펀드' 역시 86.69%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 2009년 설정된 'KB밸류포커스펀드'(112.44%), 2007년 설정된 '삼성코리아대표펀드'(103.51%) 등도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펀드'는 가치주에 장기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신영마라톤펀드는 지난해 수익률이 13.68%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1.24%)과 비교하면 월등히 우월한 성과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는 "기존의 성장주였던 종목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주로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흐름을 잘 포착해 투자 종목을 고른다"며 "가치주는 변동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KB밸류포커스' 역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KB밸류포커스의 지난해 수익률은 9.87%를 기록했다. KB밸류포커스는 지난 2009년 11월 설정돼 운용기간이 길지 않지만 4년 만에 국내 최대규모의 펀드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설정액은 2조원이 넘으며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많다. KB밸류포커스를 운용하는 최웅필 KB자산운용 이사는 "투자한 종목들 가운데 주가가 예상보다 오르지 않거나 산업환경의 변화로 도태되는 등 실패한 종목은 전체의 5%도 되지 않는다"며 "현금 창출능력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사업을 하는 종목에 투자해 우수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간판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 역시 적립식 투자자에게 손색이 없다. 지난해 수익률은 19.41%에 달했다. 이 펀드의 운용을 총괄하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어느 시점에 가입했든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단 한 명이라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도록 운용하는 게 목표"라며 "마이너스 수익이 나지 않으면 복리의 효과로 인해 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주 펀드가 대표상품인 운용사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성장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미국의 경제회복 영향으로 국내 대형주들이 오를 것을 예상된다.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대형주들이 크게 오를 경우, 성장주 펀드들은 가치주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성과가 훨씬 우수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리아대표펀드'는 올해 부활이 예상된다. 지난해 수익률은 -4.78%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펀드의 2년 수익률(3.66%), 3년 수익률(6.76%) 등 중·장기 성과는 모두 양호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15대 그룹의 주식과 금융그룹주 등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산업내 비중, 시장지배력, 글로벌 경쟁력 등을 우선적으로 평가해 종목을 선정하며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며 "자산운용업계 최고의 리서치 조직을 지닌 만큼 종목 선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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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한국의힘'도 대표적인 성장주 펀드다. 이 펀드의 설정액은 9,1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수익률은 -1.67%를 나타냈지만 2년 수익률(6.31%)은 양호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올해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이 예상돼 수출주와 경기민감주의 주가 회복이 기대된다"며 "저평가된 경기민감주를 많이 담고 있는 '한국투자한국의힘' 펀드 수익률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좋은아침희망' 펀드도 주목할만하다. 이 펀드는 가치주와 성장주를 구분하지 않으며 업종별 대장주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량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지난해 수익률은 4.88%로 양호하게 나타났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다른 펀드들은 시장이 하락할 경우 수익률이 급락할 가능성이 크지만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은 미리 정해놓은 수준에서 위험을 감내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시장 내 업종 비중을 고려해 일정 투자비율을 유지함에 따라 안정적인 분산투자 효과가 나타나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의 변동성이 걱정스러운 투자자라면 롱쇼트 펀드와 해외 컨슈머펀드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국내 롱쇼트펀드의 1인자'로 자리매김하며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펀드'를 간판펀드로 육성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11년 설정돼 역사가 짧지만 시장의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수익률은 6.26%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 펀드의 철학을 제대로 구현했다. 자산의 70% 가량은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며 30% 가량은 롱쇼트 전략에 맞춰 운용된다. 롱쇼트 전략은 고평가된 종목을 공매도하는 대신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해 수익률을 거두는 투자법으로 해외 헤지펀드들이 주로 사용한다.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일정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특히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국내에서 롱쇼트 전략에 노하우를 갖고 있어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해외 컨슈머펀드로 인기몰이를 했다. 대표상품인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의 순자산은 현재 8,200억원 가량된다. 기존 간판펀드였던 '디스커버리', '인디펜던스'의 순자산도 추월하며 간판펀드로 성장했다. 이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38.56%에 달한다. 순자산 500억원 이상의 국내 대형공모주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다. 지난해에만 3,8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 이 펀드는 마스터카드(4.81%), 구글(4.77%), 비자(4.19%), 나이키(4.03%) 등 이름만 언급해도 알 만한 글로벌 기업에 투자한다.

호세 모랄레스 미래에셋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데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영향으로 소비업종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우량한 소비기업에 투자해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도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상대적으로 성과가 우수한 대표상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 투자한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템플턴유로피언증권자투자신탁(E)(주식)'으로 25.82%를 나타냈다. 이 펀드는 2007년 설정돼 매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5년 누적수익률은 67.2%가량 된다.

슈로더자산운용이 지난 2007년 출시한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A(주식)종류A'역시 지난해 23.9%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펀드 역시 매년 꾸준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으며 5년 누적수익률은 70.82% 정도 된다.

슈로더자산운용 관계자는 "영국 본사의 우수한 리서치 인력과 운용 매니저들이 저평가된 종목을 잘 발굴해 매년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는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과 피델리티자산운용의 대표상품들이 돋보인다.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혀)종류형A'는 지난해 38.6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10년 설정됐고, 3년 누적수익률은 56.63%를 나타냈다. '피델리티미국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A' 도 지난해 37.03%의 수익률을 나타내며 수익률 상위권에 올라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 관계자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성장주에 집중 투자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며 "시장은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얼라이언스번스틴 리서치조직이 적합한 평가를 내리는 기업들을 집중 발굴하며 장기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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