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365일 산타가 오길…

최고경영자(CEO)들은 해마다 연말이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낸다. 한해를 결산하고 마무리해야 함은 물론 각종 수상식ㆍ자선행사 등 여러 가지 행사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CEO들 역시 가장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고 자선단체에 봉사 활동이나 기부금을 전달하는 행사에도 빠지지 않는 등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어느 해와는 의미가 다른 것 같다.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이익을 올리면서 사회적 공헌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해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23일 청계천 청계광장에 구세군으로 나서 모금 활동을 벌였다. 구세군 냄비에 3억원을 쾌척하고 2억원은 후원금으로 기탁하는 등 5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구세군이 자선냄비를 운영해온 지난 77년 동안 최고 금액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황영기 우리은행장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3억원을 기탁했다. 은행장들이 산타클로스로 나서 소외된 우리 이웃들에게 의미 있는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유독 연말이면 기부행사나 자원봉사 관련 행사가 몰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 때문에 연말이면 신문사의 인물ㆍ동정면은 CEO들의 자원봉사와 기부행사 소식을 전달하기에 지면이 부족해지는 풍경도 벌어진다. 소외된 이웃에 대한 지원은 연중 상시 이뤄져야 한다. 연말에 일과성으로 반짝하는 행사가 아니라 시스템화해서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같은 방향에서 최근 일부 은행들이 공익재단을 설립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로 생각된다. 외환은행은 ‘나눔재단’을 설립하고 연수익의 1%를 사회공헌 비용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신한지주는 500억원 규모로 ‘신한장학재단’을 연내에 출범시킬 계획이다. 하나지주도 현재 은행 내 조직인 ‘하나사랑봉사단’을 법인 형태로 전환해 내년 중 공익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과거처럼 은행의 공익적 활동이 자선단체 방문이나 성금 기탁과 같은 이벤트적 성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의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이나 행동 모두가 지금보다 높아져 연말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닌, 일년 365일 내내 찾아오는 산타클로스가 돼줬으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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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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