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베스트셀러? "우리가 만들어요"

'막강파워' 온라인서점 여성팀장남성의 권위주의가 강했던 시절에도 출판업계는 여성이 묵묵히 실력발휘를 할 수 있는 장이었다. IT시대를 맞아 책을 만드는 일은 물론 판매에서도 여성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으로 소비의 패턴이 바뀐 대표적인 품목 중 하나가 책이다. 온라인서점은 도서에 대한 가격비교는 물론 서평, 관련도서 선정 등 각종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장점이 인기를 끌면서 책을 주문하는 이용자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고객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매출과 직결시키는 데는 여성팀장들의 역할이 크다. 온라인서점이 여성들의 직장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문화의 산물인 책을 항상 접할 수 있고 또 이를 고객들에게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팀장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오프라인적인 성격이 강한 도서에 첨단기술이 접목된 온라인서점은 고객들의 반응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자신의 일에 대한 성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역동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 벤처인 온라인서점들의 젊고 활기찬 분위기가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화적인 분야에 강점을 가진 여성들이 온라인서점에서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하루에 30권씩 선정해 온라인으로 등록한다. 가장 고려해야 하는 것은 온라인 화면상의 배치 및 이용자들의 우수 서평 고르기.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자신을 향해서 돋는다. 그 만큼 다음날 선정해야 할 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과정이 즐거움이라는 것이 이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이혜리(28) 알라딘(www.aladin.co.kr)팀장은 "판매율을 높일 수 있는 도서를 온라인화면에 배치하고 이를 기획하는 일이 즐겁다"며 "기획한 도서가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가 될 때는 성취감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출판사에서 저작권관련 업무를 해 온 한승원(35) 와우북(www.wowbook.com)팀장은 "문화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급여는 높은 편이 아니지만 꼼꼼하고 섬세한 여성들의 성격이 장점이 되는 분야가 바로 온라인 서점"이라고 말했다. 남성들이 주로 인터넷을 이용했던 과거에는 온라인서점의 회원들 중 80%이상이 남성들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들이 전체 회원의 약 50%를 넘어서면서 여성 고객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박신희(30) 북스포유(www.books4u.co.kr)팀장은 "책을 선물하는 사람들도 여성들이 더 많다"며 "이들이 원하는 컨텐츠는 우리 여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들어 주부들의 인터넷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아이들을 위한 도서구매는 단연코 여성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선숙(36) 오픈키드(www.openkid.co.kr) 팀장은 "엄마들이 오픈키드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며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한 도서를 고르기위해 오픈키드를 접속했다가 좋은 책에 대해서는 서평을 쓰고, 동화를 직접 읽기도 하면서 아이들의 독서지도까지 솔선수범하고 있다"며 "온라인서점이 주부들의 인터넷활용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승은(32) 모닝365(www.morning365.com) 팀장은 "고학력 전업주부들이 온라인 서점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기도 한다"며 "여성들이 올리는 서평이 인기를 끌어 판매가 늘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서점은 책을 고르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고객들은 수준높은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로서 정보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시사ㆍ교양ㆍ오락 등 각 분야별로 최신 도서정보를 제공하는 데는 다방면에 식견을 갖춘 여성팀장들의 역할이 크다. 이혜리 팀장은 "벤처붐이 일어났을 때는 IT관련 도서 판매가 늘어났으며, 미국의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는 이슬람관련 도서들이 인기를 끌었다"며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고객들이 읽고 싶어할 책들을 권하는 것도 우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온라인서점은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고리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 온라인서점들은 주제별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회원들끼리 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사이버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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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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