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일랜드 EU확대 찬성

유럽대륙 빅뱅 가시화…통합까진 장애물많아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중 마지막으로 아일랜드가 EU 확대를 규정한 '니스조약'에 20일 비준함으로써 유럽의 정치ㆍ경제적 지형이 뒤바뀌는 '빅뱅'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민투표에서 EU 확대안을 부결시켰던 아일랜드 국민들은 이날 약 63%가 니스조약에 찬성, EU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니스 조약은 지난 2000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것으로 EU 확대와 EU 내부기구 개혁, 유럽의회 의석 재할당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아일랜드가 최종적으로 니스조약을 비준함에 따라 이르면 오는 2004년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몰타 등 10개국이 신규 회원으로 EU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개혁 속도가 느린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는 가입요건을 충족하는 대로 2007년 이후에 EU에 가입할 전망이다. 이로써 서유럽 부국(富國)들의 모임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을 받던 EU는 27개국, 인구 5억3,000만명 규모의 유럽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말 그대로 '유럽 국가들의 연합'으로 자리잡게 됐다. 확대된 EU는 각 국가간 정치를 통합, 전쟁과 갈등의 역사로 점철된 유럽 대륙을 화합시키고 대외적으로는 유럽의 외교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단일통화인 유로화의 출범으로 경제통합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EU 역내 시장이 확대됨으로써 국제 경제에서 EU의 위상을 더욱 강화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인류 최대의 정치 및 경제적 실험'인 유럽 통합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우선 EU가 가입 조건으로 내놓은 정치적ㆍ경제적 요건들을 빈국이 대부분인 신규 가입 후보국들이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기준 회원국들이 농업보조금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신규 회원국의 대부분이 농업 국가란 점도 향후 EU의 농업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신규 후보국들의 EU 가입조약이 체결되더라도 기존 회원국들 내에 EU 확대를 반대하는 정파들이 적지 않아 조약 비준도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회원국들은 새 회원국들 대부분이 빈곤국이라는 점에서 EU 경제의 하향 평준화, 저임 노동자 유입, 농업 보조금 삭감 등 자국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내심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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