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비메모리다]<상>반도체호황의 명암D램편중 수익구조 개선 시급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국내업체들이 사상 최대의 수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익구조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한국 반도체 업계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 온 D램 편중이 여전한 때문이다. 특히 세계 반도체시장의 79%를 차지하는 비메모리분야에서 우리업체들의 점유율은 1.3%에 불과하다. 한국반도체산업의 바람직한 방향을 짚어본다.
◇경기변동에 취약하다=한국 반도체 산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경기변동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반도체부문 매출은 4조6,000억원. 이는 지난해에 비해 20%이상 증가한 것이다. 현대전자도 3조6,000억원으로 약 2배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양사의 올해 순이익은 각각 7조원,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순익 7조원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때 재계 8위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하지만 D램등 메모리 업체들이 거둬들이고 있는 이같은 막대한 수익은 D램 가격(64M 기준)이 원가 수준인 4~5달러선으로 떨어질 경우 봄눈 녹듯 사라져 버릴 판이다. 국내 업체들이 최근 미국의 반도체 경기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들은 향후 1~2년 동안 세계 반도체 업계가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2002 년 이후에는 공급물량 증가로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 김창욱(金昌郁) 연구위원은 『반도체 경기 변동에 취약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며 『D램 이외로 생산품목을 다각화하고 비메모리관련 산업을 육성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질적인 수입유발 구조=국내 반도체 산업은 설비와 장비, 재료 등 을 외국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고질적으로 높은 수입유발 성향을 보이고 있다.
재료 국산화율은 56%, 장비 국산화율은 13%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라인 증설을 위해 매년 수조원대의 외국산 장비를 들여와야 하고 조업과정에서도 막대한 외화가 유출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경제성을 갖춘 최소단위(8인치 웨이퍼 월 3만장 규모)의 라인을 하나 증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조원. 이중 외국산 설비나 장비 수입에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약 7,000억~1조원으로 현재 9달러수준인 64M D램 7,000 만~1억개를 팔아야 하는 금액이다.
이는 라인 가동후 7~10개월 동안의 전체 매출액에 해당한다.
강동호기자EASTERN@SED.CO.KR
입력시간 2000/07/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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