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법령 개정으로 다음주부터 보험 설계사도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 보험사는 관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설계사를 통한 펀드 판매 시장이 불확실하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사 고객의 정보 누출 우려나 수수료 배분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거느리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는미래에셋그룹의 미래에셋생명은 펀드 판매에 적극적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올 1월부터 보험연수원에서 설계사 4천여명을 대상으로 30시간의 간접투자증권 판매업무 자격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이달말까지 교육을 모두 끝내고 펀드 판매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설계사들이 고객에게 펀드 판매를 권유하고 전국 30여개 `금융플라자'에서 펀드 가입 계약을 맺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07년말까지 금융플라자 100여개를 신설해 보험 상품 뿐 아니라 펀드 판매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들이 그동안 고객의 재무 컨설팅을 중요시했지만 팔 수 있는 상품은 보험 밖에 없었다"며 "펀드 판매도 병행하면서 제대로 된재무 컨설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보험사가 설계사의 펀드 판매를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 계획은잡지 못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VIP 전용 종합자산관리센터인 FA(Financial Advisors)센터를 통해펀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설계사의 펀드 판매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금호생명은 현재 검토 단계이며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신한생명, 럭키생명은 현재로선 판매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시장성을 확신하지 못해 검토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펀드 판매 허용은 보험사들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설계사소득 향상과 소비자의 편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설계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불투명한데다 본업이 보험 판매인 설계사가 펀드를 제대로팔 수 있을 지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설계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뒤 분쟁이 생겨 설계사의 책임이 있을 경우 이들을 고용한 회사도 함께 배상책임을 지도록 한 것도 보험사로서는 부담이 되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고객을 대상으로 펀드를 팔 경우 고객 정보가 펀드회사에 넘어가는 문제도 있다"며 "설계사 교육과 전산시스템 정비 등 많은 준비가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