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한민국, 새로운 도전의 시대] (2부-7) 농업

'피해 최소화-수출 확대'로 활로 찾아야<br>쇠고기등 수출 국가간 경쟁 유도해 충격 줄이고<br>비교우위 파프리카·배·김치등은 美진출 늘려야<br>농민들도 틈새시장 개척·구조조정 적극 나설때


[대한민국, 새로운 도전의 시대] (2부-7) 농업 '피해 최소화-수출 확대'로 활로 찾아야쇠고기등 수출 국가간 경쟁 유도해 충격 줄이고비교우위 파프리카·배·김치등은 美진출 늘려야농민들도 틈새시장 개척·구조조정 적극 나설때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국내 농업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한중 FTA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등이 예정돼 있어 농업계에 불어닥칠 외풍이 갈수록 강해질 전망이다. 우리의 농업은 어디에서 어떻게 활로를 찾아야 할까. 수입농산물시장에서 미국의 지위를 강화하면서 국내 업계의 피해는 최소화하는 완충전략을 쓰고 대미 수출확대의 기회를 적극 발굴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농업 통상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또 농업 구조조정과 틈새시장 확보에 나설 때 단순한 물질적 지원에서 벗어나 최소 4~5년 후의 통상 상황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이제이’(以夷制夷)로 충격 최소화=지난해 우리나라 농산물 수입은 약 120억달러. 이 가운데 미국은 20억달러를 수출해 6분의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농산물 개방으로 국내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입지가 좁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농산물 개방이 20년 이상 진행되면서 수입시장의 경쟁관계는 주로 외국 업체들간에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광우병 파동 전 국내 쇠고기 수입시장을 놓고 미국ㆍ호주ㆍ캐나다ㆍ뉴질랜드 등이 각축을 벌였다. 이에 따라 FTA가 파트너 국가에만 특별한 무역혜택을 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측이 강화된 가격경쟁력으로 수입시장 점유율은 높이되 국내 업계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막는 전략이다. 지난 2005년 대한 최대 농산물 수출국 지위를 중국에 내준 미국도 우선적으로 국내 수입시장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가장 큰 타격 역시 국내 한우 농가보다는 호주 쇠고기 수출업자로 예상된다. 농산물 관세철폐를 장기화하는 대가로 미국에 내준 무관세 쿼터물량도 국내 시장교란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면 소비자가 싼값에 농산물을 사면서 그 피해는 외국 농산물 수출업자에 국한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김종훈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도 “국내 농가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미측이 국내 농산물 수입시장에서 다른 나라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협상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600억달러 대미 농산물시장에 도전한다=지난해 미국 농산물 수입규모는 653억달러. 반면 우리나라의 대미 농산물 수출은 2억8,000만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 농업 현실상 경쟁력 있는 수출품목을 발굴하는 일이 만만치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경쟁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4,60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파프리카는 일본 시장에서 네덜란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5월부터는 대미 수출도 시작했다. 대만 수입시장의 90% 이상을 휩쓸고 있는 뛰어난 품질의 한국산 배 역시 미국 시장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aT(옛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미국에서 한국 농산물이 웰빙식품으로 인정받는 추세” 라며 “파프리카뿐 아니라 배ㆍ버섯ㆍ단감ㆍ포도ㆍ고추장ㆍ김치ㆍ선인장 등도 수출 유망상품”이라고 꼽았다. 농산물 마케팅 전문가들은 농업계가 맞춤형 홍보전략으로 한국 농산물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상품별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간다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를 뚫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통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대외협상 상황을 농민들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다음달 한ㆍEU FTA 협상의 막이 오르고 한중 FTA 협상도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 농업강국인 호주ㆍ브라질 등과의 FTA 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가능성이 적지않고 DDA 협상도 올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 관계는 “한중 FTA 등 향후 국내 농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통상협상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며 “농민들이 틈새시장 개척이나 구조조정에 나설 때 4~5년 후 통상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해보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관세인하 全품목 직불금 지원키로 추가대책 5~6월 발표 정부는 한미 FTA 발효 전 농산물 수입급증에 따른 피해 보전체계를 완비한다는 목표아래 피해 농가에 소득보전직불금을 지원하거나 폐업희망 농가에 폐업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FTA특별법의 소득보전직불 대상 품목을 한미 FTA로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키위ㆍ시설포도 등만 대상이다. 또 폐업희망 농가에 폐업지원금도 지급한다. 소득보전직불제와 폐업지원금의 구체적 지원기준과 요건은 이달 말 발표될 피해분석 결과를 토대로 오는 5~6월 중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상반기까지 보완대책을 마련한 뒤 농업인단체ㆍ관계부처 등과 의견조율을 거쳐 하반기에 FTA 이행지원특별법을 개정하고 기금 규모도 확충할 예정이다. 보완대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또 농산물 품목별 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쇠고기는 광역브랜드 육성과 종축개량을 통한 품질 고급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돼지고기는 축사 현대화와 질병 발생억제책을 수립하고 닭ㆍ오리는 유통체계를 개선해 신선도 및 위생수준을 향상시켜가기로 했다. 과실류는 생산ㆍ재배시설을 현대화하고 채소류는 우수 브랜드를 확보한 경영체에 우량품종 보급과 계약재배 확대를 도모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전업농과 중소농의 규모화를 촉진하고 취미ㆍ부업농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 차별화할 방침이다. 고령농에 대해서는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부여해 은퇴를 유도하기로 했다. 입력시간 : 2007/04/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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