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CEO들 왕성한 활동 비결은?
'일에 대한 熱情' 나이도 잊는다냉철한 판단·결단력 직원들에게 신뢰감철저한 건강관리로 강인한 체력은 기본
왼쪽부터 커크 커코리안 회장, 섬너 레드스톤 회장, 리카싱 회장, 워런 버핏 회장, 루퍼트 머독 회장
‘70~80대의 고령에도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제너럴모터스(GM) 주식 2,800만주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해 뉴욕 금융시장을 뒤흔든 투자회사 트라신다의 커크 커코리안(87)을 비롯해 미디어 제국 바이어컴의 섬너 레드스톤(81),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로 가치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워런 버핏(74), 뉴스코프레이션 회장인 언론 황제 루퍼트 머독(74) 등은 일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젊은 사람 못지 않은 체력으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경영일선을 지휘하고 있다. 또 아시아 최고 갑부 중 하나인 홍콩의 리카싱(李嘉誠ㆍ76) 회장은 허치슨 왐포아를 이끌면서 해운ㆍ소매ㆍ에너지ㆍ이동통신까지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들은 70~80대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CEO 정년에 대한 일반적 생각을 바꿔놓고 있다.
◇ 일에 대한 열정
이들 고령 CEO들의 공통점은 일을 사랑한다는 것. 바이어컴 CEO인 레드스톤은 “당신이 일을 사랑하는 순간, 더 이상 당신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미디어 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계약체결, 파트너와의 거래 등을 거의 65세 이후에 성사시킬 정도로 나이를 잊고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나는 과거 어느 때보다 지금 더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그것은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냉철한 의사결정
고령 CEO들은 기업경영상 중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 감정에 흔들리거나 머뭇거리지 않는다.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으로 직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준다. 커코리안의 오랜 지인으로 투자회사 회장인 랄프 위트워스는 “커코리안은 차분한 매너와 쉽게 흥분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는 자기가 생각한 대로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운영한다”고 설명한다.
기업경영의 살아 있는 신화로 통하는 잭 웰치 전 GE 회장도 “CEO는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리는 용기와 뱃심 있는 결단력을 가져야 하며, 자기 견해를 분명하게 직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건강은 기본
15시간의 지루한 비행시간, 하루 종일 이어지는 직원들과의 의사소통, 급변하는 기술과 지식습득 등을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이 기본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 이베이, 휴렛패커드(HP) 등을 이끌고 있는 40대의 젊은 CEO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서든 캘리포니아 대학의 워런 베니스 경영학 교수는 “고령 CEO들이 장기집권에 성공하는 것은 식단관리와 운동에 있다”고 지적했다. 레드스톤은 아침 5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을 하면서 건강관리를 하고, 루퍼트 머독은 매일 체육관에서 운동을 한다.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입력시간 : 2005-05-06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