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으로 리필되는 소다음료와 공짜 빵, 생일 축하 노래와 기념 사진촬영까지 제공해 주지만 패밀리 레스토랑 서비스의 진수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인상 찌푸리는 손님이 없도록 조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밀리 레스토랑들의 대고객 매뉴얼은 ‘작전’을 방불케 한다.
베니건스의 경우 4분류된 고객 성향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심플한 정장 스타일에 단정한 분위기의‘분석형’고객에게는 스스로 메뉴를 정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메뉴 제안을 피하고 행사 메뉴의 가격이나 할인율 설명에 치중한다.
또 캐주얼한 파스텔 톤 옷차림의 ‘온화형’고객에게는 다양한 메뉴와 진행 행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되 목소리는 작게 하고 시간 여유를 둬서 주문을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매장에 들어선 고객에게 45초 내에 주문을 받고, 고객이 음식을 제때 즐길 수 있도록 메뉴 제공시간은 음료가 3분 이내, 에피타이저는 8분, 메인 요리는 15분, 스테이크는 20분 이내를 엄수하고 있다.
또 대부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음료가 4분의 1 정도 남으면 리필을 권하고, 요청 후 2분 이내에는 새 잔에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다.
지나친 서비스가 오히려 손님들을 멀게 한다는 과거 경험에 따라 손님을 귀찮게 하거나 대화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직원들끼리의 신호도 있다.
T.G.I.프라이데이스의 경우 음료 리필을 원하지 않는 손님은 따로 테이블에 표시를 해서 번거로운 질문을 피하도록 하고, 바를 찾은 고객에 대한 인사와 추천음료 및 음식 설명이 끝나면 고객 앞에 냅킨을 깔아 다른 직원들이 같은 설명을 하지 않도록 표시를 한다.
술을 마시는 고객에 대해서는 취중 정도를 그린, 옐로, 레드 등 3단계로 파악해 레드인 경우에는 더 이상의 알코올을 팔지 않는다.
세일즈를 높이기 위한 미사어구 사용도 각 매장에서 규정하는 매뉴얼 가운데 하나. ‘부드러운’‘신선한’‘바삭바삭한’‘담백한’‘자신있게 추천하는’ 등이 메뉴 소개와 함께 자주 사용되는 미사어구들.
매장의 특성에 따른 이색 서비스 매뉴얼도 눈에 띈다. CJ푸드빌의 ‘스위트리’는 ‘동네 레스토랑’이라는 친근성을 강조하기 위해 장애 고객을 위한 매뉴얼을 별도 작성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서비스 매뉴얼까지 마련했다.
또 한식 레스토랑 ‘한쿡’은 생일 고객에게 미역국과 떡 케이크, 쪽두리와 간단한 의상을 제공하고 전통 악기를 사용한 생일축하 무대를 꾸며 준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매뉴얼을 제작해 교육하는 것이 실제로 만족도 제고와 매출 증대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