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本 대지진] 생활필수품 수급에 '숨통'

제조업체 잇따라 조업 재개<br>극심한 사재기 현상 사라져<br>수도권外 지역 수급난 여전<br>정상화까지 시간 더 걸릴듯


일본 동북부(東北)지역 대지진 발생 11일째인 21일 피해 복구작업이 속속 진행되면서 생활 필수품 수급에 숨통이 트이는 등 극심한 사재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아직 도쿄 등 수도권에 국한된 것으로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수급난이 해소되려면 생산 및 물류 기능이 정상화돼야 하는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니혼게자이신문은 도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휘발유 품귀현상이 이달 중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음료수와 종이 등 생필품에 대한 사재기도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시 스기나미구의 한 주유소에는 주유를 하려는 차량의 행렬이 지난주 중반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주유소 사장은 "가솔린과 정유의 공급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들이 차량 운행을 자제하고 있는데다 정유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하루 33만5,000배럴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도넨제너럴석유의 가와사키 정유소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JX닛코일본석유에너지의 네기시정유소(하루 27만배럴 생산)도 다시 가동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달 중으로 일본 내 정유 생산량이 대지진 이전의 80% 수준인 340만배럴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필품 품귀현상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슈퍼마켓 등에서 물이나 쌀 공급량은 대지진 이전을 웃돌고 있다. 단지 건전지의 경우 도쿄전력의 제한송전 영향으로 아직 사재기 현상이 남아 있지만 대지진 직후와 같은 혼란은 사라졌다. 일본 정부가 사재기를 자제하도록 요청하고 있는데다 제조업체의 증산과 물류망 재구축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지제조업체인 파나소닉ㆍFDK 등은 교대근무를 통해 증산에 나섰다. 대지진 이후 생산을 전면 중단했던 제조업체들도 아직 부분적이지만 하나둘씩 조업을 재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이번주부터 다시 일본 내 부품생산 및 자동차 조립 라인을 가동한다. 자동차 업체 중 대지진 이후 전체 생산 라인을 가동하겠다고 밝힌 것은 닛산이 처음이다. 반면 아직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는 대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부품공급 및 전력공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자동차 업체가 지난주부터 부분적으로 라인을 가동하고 있지만 전체 라인을 가동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회사인 소니도 지난주 광학필름을 생산하는 공장 문을 연데 이어 이번주 중 추가로 공장을 재가동한다. 소니는 22일부터 도치기현에 위치한 충전용 배터리 공장을 다시 열기로 했다. 소니는 이바라키현에 있는 DVD 제조공장도 1주일 이내에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의 정부와 여당이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수습하기 위한 가칭 '부흥청' 신설을 검토하고 있어 복구작업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지난 1923년 간토(關東) 대지진 당시 총리 직속으로 부흥청을 설치해 복구와 부흥 업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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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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