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지혜 "욕 먹으며 기생 연기"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기생 백지 닮아가는 과정 즐거워요"


데뷔 10년차. 배우 한지혜는 요즘 과도기를 겪고 있다. 2001년 슈퍼모델로 연예계에 데뷔 후 10년간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과 KBS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등으로 흥행의 단맛도 봤고, 또 다른 몇몇 작품으로 고배도 마셨다. 10년을 돌아온 지금, 한지혜는 '스타'보다 '배우'에 한 걸음 다가가길 원한다.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감독 이준익ㆍ제작 영화사아침)이다. 첫 사극 도전이라는 부담감에 이준익 감독이라는 명조련사가 버티고 있다. 황정민 차승원 등 연기력 탄탄한 배우들 틈에서 그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의 선택에는 변함이 없었다. 첫 촬영에 돌입한 한지혜에게 돌아온 한 마디는 "연기 못한다"였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한지혜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견자(백성현)가 백지(한지혜)에게 이몽학(차승원)이 있는 곳을 따져 묻는 신이다. 촬영 시작과 함께 이준익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감독님이 촬영장 뒤쪽으로 따로 불러서 야단을 치셨어요. 연기 못한다고 야단을 많이 맞았어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욕을 먹고 나기가 연기가 잘 되더라고요.(웃음)" 한지혜는 편집의 아픔도 겪어야 했다. 10년간 연기하며 주연급 배우로서 발돋움했지만 거장의 날카로운 지적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이준익 감독의 '컷'소리가 잦아질수록 한지혜는 마음을 다잡고 연기에 집중했다. "처음 찍은 장면들은 연기를 너무 못해 편집됐어요. 이준익 감독은 시나리오상 순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찍는 스타일이시죠. 백지의 답답한 마음을 대변해야 하는데 감정이 잘 안 나왔어요. 많이 혼 났지만 촬영 후에 모니터를 보면서 백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즐거웠어요." 한지혜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극중 기생으로 설정된 백지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시조창을 배웠다. 영화의 OST이자 극중 삽입곡인 <상사몽>은 한지혜가 직접 부른 노래다. 구슬프게 읊조리는 그의 노래는 절절한 백지의 마음을 대변한다. "김수철 음악 감독님과 자주 만나 연습을 했어요. 덕분에 첫 녹음부터 오케이 사인을 받을 수 있었죠. 불안해서 더하고 싶다고 했는데 좋다고 끝내시더라고요. (웃으며)제가 노래를 잘했다기 보다는 음악이 좋았어요." 한지혜는 국내 활동과 더불어 해외 활동을 위한 고삐가 바투 쥐고 있다. 현재 그는 중국 드라마 <천당수>를 촬영하고 있다. 영화 홍보 일정과 드라마 일정을 동시에 소화하기 위해 양국을 오가는 일이 힘겹지만 고됨보다는 기쁨이 앞선다. "극중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을 가진 전채희라는 인물을 맡았어요. 힘든 역경을 이겨내지만 내면에는 그리움과 슬픔을 간직한 인물이죠. 지금까지와 다른 촬영 환경이 아직 낯설지만 현지 스태프의 배려로 매 순간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 뵐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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