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금발을 좋아한다?
이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이 27일보도했다.
캐나다 인류학자인 피터 프로스트는 이번주 학술지 '진화와 인간행동'에 발표한보고서에서 북유럽 여성들이 빙하시대 말기에 남성들을 유혹하기 위해 금발 머리와 푸른 눈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빙하시대 말기인 1만∼1만5천년 전 북유럽에는 식량과 남성이 부족했고, 결국 적은 배우자감을 두고 많은 여성이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 남자들은 들소, 순록, 매머드를 사냥하다가 목숨을 잃었고, 여자들이 뒤에 남았기 때문이다.
이 때까지 여성은 한결같이 검은 머리, 검은 눈이었다. 금발 여성은 희귀 돌연변이로 태어났고, 무수한 검은 머리 여성 속에서 남성의 눈길을 더 잘 끌 수 있는 돋보이는 존재가 됐다. 결국 종족 번식에 유리한 금발 여성이 수적으로 증가하게 됐다고 프로스트는 말했다.
영국 파이프에 있는 세인트 앤드루 대학의 후원으로 이 연구를 실시한 프로스트는 어떤 한 시기에 환경이 성비를 왜곡시켜 짝이 없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게 됐다며 그러한 불균형이 초기 유럽여성에게 성적 선택의 압박을 증대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에는 최소한 7종에 이르는 색상이 조금씩 다른 금발이 있다. 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시기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금발 변종이 생겼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프로스트 박사는 여성들이 스스로 식량을 구하지 못하고, 남성 사냥꾼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일부 북유럽 지역 같은 곳에서 식량난에 대한 대응책으로 금발이 진화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