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람들은 남 깎아내린 농담 좋아한다"

■ 괴짜 심리학 /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최근 미국발 악재로 세계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주식 투자에 대한 걱정과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래서인지 최근 별자리에 근거, 금융관련 문제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금융점성가들이 인기란 말이 들린다. 불확실한 미래에 확실한 투자 방안을 제시한다는 이들, 과연 믿을 만할까? 흥미로운 심리 실험이 책에 등장한다. 금융점성가, 경험 많은 투자 전문가, 네살배기 어린아이에게 각각 5,000 파운드(약 930만 원)를 지급하고 영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도록 했다. 유럽 주식시장이 비교적 불안했던 2001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금융점성가는 6.2%의 손실을 기록했고, 투자전문가는 어이없게도 46.2%나 잃었다. 반면 네살배기 아이는 5.8%의 이익을 냈다. 영국 100대 기업의 이름이 적힌 종이쪽지를 허공에 뿌린 뒤 마음 내키는 대로 네 장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 했음에도 말이다. 영국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심리학자이자 심리학의 대중화를 위해 애쓰는 저자는 독특한 심리 실험들을 모아 책에 담았다. 사주 팔자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 거짓말을 알아내는 비법, 데이트에서 성공하는 요령… 하나 같이 특이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다. 이상한(quirk) 것을 연구하는 학문 즉, '퀴콜로지(Quirkology)'의 개론서 격인 책이다. 가장 눈길이 쏠리는 부분은 세상에서 제일 웃긴 농담을 찾기 위해 벌인 실험. 저자는 전세계의 농담을 최대한 많이 수집한 뒤 웹사이트에 올려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도록 했다. 사람들이 좋아한 농담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농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독자들에게 우월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 독자가 기독교인이면 유대인을 깎아 내리는 농담에 즐거워했고, 여자들은 놀림의 표적을 남자로 삼았을 때 크게 웃었다. 책은 기상천외한 실험을 통해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준다.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분석력에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쉽고 재미 있으면서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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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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