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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이번엔 '철근 파동' 조짐

유통업체 "값 오를것" 기대 사재기 나서<br>중소건설사 타격…공사 다시 지연 위기<br>업계, 지경부에 매점매석 강력단속 요구


지난달 중순 레미콘 공급 파동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남양주 진접지구의 한 공사 현장. 며칠 후 레미콘 파업이 정상화되면서 공사가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으나 최근엔 철근 공급이 늦어지면서 공사가 또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엔 철근 유통 업체들이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공급 물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총선 이후 철근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유통업체들이 다시 사재기에 나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재균 대한건설협회 원자조사팀 팀장은 “건설업계 동향을 파악한 결과 철강회사와 직거래를 하는 대형 건설사들은 철근 수급에 문제가 없지만 유통업체를 거치는 중소 건설사들은 철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유통업체들이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남양주 진접지구에서는 현재 철근 수요량의 50% 정도만 공급받고 있으며 지방의 경우 필요 물량의 20~30%도 확보하기 힘든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체가 철근 공급을 늦출 경우 중소업체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유통업체를 거치는 철근 물량은 전체의 40%가량으로 전체 1만3,000여개의 건설사 중 철강사로부터 직접 철근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100여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철근 사재기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와 대한건설협회는 유통업체가 단기 차익을 노리고 사재기에 나설 경우 이를 정부에 고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건설사들로부터 신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에 철근 매점매석을 강하게 단속해줄 것을 요구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철근을 내놓지 않아 중소건설업체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재에 대한 수급 불안이 예상되면서 체감 건설경기 지수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이날 국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3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를 조사한 결과 2월에 비해 16.8포인트 떨어진 58.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ㆍ11대책’으로 지수가 급락했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건산연은 체감 경기 악화를 자재 수급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자재에 드는 비용을 나타내는 자재비지수는 지난 2월보다 17.4포인트 떨어진 16을 기록했다. 자재비 지수가 100이면 지난달과 같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또 자재 수급 전망을 나타내는 자재 수급 지수도 20.5포인트 하락한 42.2를 기록,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건설업체가 많았다. 경제부는 지난달 11일 철근 값이 급등하자 1차 단속을 실시하고 각 시ㆍ도에 ‘매점매석 신고센터’를 설치, 운영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당시 25개사를 적발했지만 이후 26일부터 실시한 2차 단속에서는 추가 적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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