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컬슨과 매킬로이의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43세의 나이로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 그랜드슬램까지 US 오픈만을 남겨둔 미컬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골프용품을 다 바꾸고 2013년 심각한 부진에 빠졌던 매킬로이는 이제 차기 골프황제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져야만 한다. 대회조직위원회는 1·2라운드에 미켈슨과 매킬로이, 지난해 우승자 제이미 도널드슨(웨일스)을 한 조로 묶었다.
◇드라이버 잡은 미컬슨vs마음 잡은 매킬로이=세계 5위 미컬슨은 지난해 메이저 1승을 포함, 미국 PGA 투어에서 2승과 두 차례 준우승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드라이버가 문제였다. 브리티시 오픈 우승 등 대부분은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 티샷으로 이뤘다.
올해는 다르다. 그는 16일 HSBC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새 드라이버를 만났다. 연습 때처럼 맞아준다면 2014시즌은 내 생애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캘러웨이가 5년 만에 다시 내놓은 빅버사 드라이버가 스핀이 적게 걸려 똑바로 멀리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반쪽 티샷' 탈출을 선언한 그는 "4월 마스터스와 6월 US 오픈의 긴장감에 대비하기 위해 (정상급 선수들이 다수 나오는) 이런 대회 성적이 중요하다"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이 대회 출전 때 세계 1위였지만 지금은 7위다. 1년 넘게 우승컵을 만져보지 못하면서 골프용품과 여자친구 문제 등에 대한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안정을 찾은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원아시아·호주 투어 대회인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고 연말에는 테니스 선수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와 약혼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여러 문제들이 심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면서 "15년 뒤가 아닌 지금 어려움을 겪은 게 다행이다. 올해는 첫 대회부터 준비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세계 3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2011년 등 이 대회에서 3승을 거둔 마르틴 카이머(독일),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도 45만달러(약4억8,000만원)의 우승상금을 다툰다.
◇배상문 "반갑다, 미국 서부 지역"=한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하와이를 떠나 미국 본토에 상륙한다. 배상문(28·캘러웨이)과 양용은(42·KB금융그룹) 등은 17일 캘리포니아주 PGA웨스트와 라킨타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휴매너 챌린지에 출격한다. PGA 투어 3년 차인 배상문은 미국 서부 지역에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3라운드까지 아마추어 인사들과 함께 경기해야 하는 만큼 집중력 유지가 상위 입상의 관건이다. 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우승자 잭 존슨,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등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