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 증세 논란 일파만파

佛, 호텔·테마파크에 부가세 인상… 이탈리아는 고소득층에 부유세 신설…<br>각국 세금인상 반대 시위<br>"정책 실현성 낮다" 비판도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각국이 부자 증세에 이어 호텔과 테마파크에 세금을 더 매기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나서는 등 증세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다 선거를 앞둔 각국정부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산업계의 반발까지 맞물려 일부 정책의 경우 실현성이 낮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 프랑스 정부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방편으로 '리츠 텍스(Ritz Tax)'로 불리는 초특급 호텔들과 테마파크에 대한 부가가치세율을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 프랑스 정부가 부자들의 솔선수범을 바탕으로 고소득층에 대해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한 후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조치다. 유로 디즈니와 같은 프랑스 내 테마파크들의 경우 새로운 세율이 도입되면 현행 5.5%에서 19.6%로 약 3.5배 이상 오르게 된다. 이에 대해 프랑스 내 테마파크 운영사들은 세율 인상으로 연간 1억2,600만달러를 더 낼 수 밖에 없다며 입장료 가격 인상 등으로 관광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테마파크 운영사의 한 관계자는 "급격한 세율 인상으로 입장권 등의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게 돼 관광수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사정이 좋지 않은 프랑스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세수 보충을 이유로 '리츠 텍스'로 불리는 4~5성급의 고급호텔 숙박비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인상하기로 했다. 따라서 프랑스 파리의 '파리스 리츠 호텔'이나 '브리스톨 호텔 등 초특급 호텔에 묵을 경우 지금보다 숙박비를 2% 가량을 더 내야 한다. 프랑스 호텔 및 레스토랑 연합회 디디에 슈네 대표는 "세금 인상은 프랑스 호텔들이 지난 2년 여 동안 품격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것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프랑스 호텔들의 글로벌 경쟁력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FT는 "추가 세수 확보도 중요하지만 재정적자 감축에 더욱 핵심적인 재정지출을 프랑스 정부가 제대로 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탈리아는 추가 소득세 부과와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는 새로운 재정감축안을 지난 7일 상원에서 통과시켰다. 새 재정감축안에는 균형재정 달성을 위해 연간 소득 50만유로 이상의 고소득층에 대해 3%의 추가소득세(부유세)를 신설하고, 부가가치세 세율을 20%에서 21%로 인상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 같은 유럽 각국의 증세 방안 마련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재정감축안이 통과한 7일 긴축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됐고, 강경 노조인 이탈리아노동총동맹(CGIL)은 하루짜리 파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세율 인상으로 인한 민심 악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스페인도 지난달 26일 지난 2008년에 폐지했던 부유세를 다시 도입, 최고 소득층에 대한 세율을 대폭 올리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보류했다. 오는 11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보수 야당과 부자증세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며 여론을 살피겠다는 계산이다. 유럽 각국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득실을 우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FT는 이에 대해"각국 재무장관들은 세제의 합리화와 조세기반을 확충해 세수를 확대하는 방안이 더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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