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외자유치안을 통과시킨데는 무엇보다 `개미`들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나로측이 끌어모은 소액주주 표는 25%수준에 달한 반면 LG측은 2%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날 주총 참석률이 무려 87.7%로 지난 8월 주총의 50%를 훌쩍 넘어섰다는 것도 소액주주들의 관심과 기대가 그만큼 컸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하나로가 이처럼 소액주주를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과 노조 가릴 것 없이 전사적으로 위임장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처음 위임장 확보에 나선 것은 9월30일. 당초 회사측은 전체 지분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2만주 이하를 보유한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에 사활을 걸었었다. 이가운데 절반 정도인 15% 정도를 확보하면 싸워볼만 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위임장 확보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열기는 의외로 높았다. 열흘여 만에 당초 목표치를 가볍게 넘어섰으며 지난 주말에는 확보지분률이 20%를 돌파했다.
위임장 확보를 위해 직원들은 한명의 주주라도 더 만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녔다.
주총 당일인 21일 아침까지 한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새벽에 직원들이 지방의 주주들에게 달려가는가 하면 일부 표는 비행기로 공수해 오기까지 했다. 심지어 한 직원은 위임장을 받기 위해 한명의 주주를 12번씩이나 방문해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경영진은 대주주와 외국인 주주 설득에 발벗고 나섰다. 이회사 윤창번 사장은 외국인 주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오기 위해 극비리에 몇차례에 걸쳐 해외를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외국인으로부터 확보한 위임장이 전체지분의 6.5%에 달했다”고 말했다. 전체 외국인 지분 10.6%의 절반 이상이 하나로측의 원군이 되어준 셈이다.
반면 외자유치안 부결을 장담하던 LG측이 모은 소액주주 위임장은 2% 정도에 그친 것으로 파악돼 `명분`에서 밀린 셈이 됐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