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바닥 어디…" 코스닥 붕괴 위기

지수 1년전 비해 무려 64% 하락 연일 사상최저치<br>"주식 싸졌다" 인식 착시효과도 실종 '총체적 난국'<br>구조 취약해 코스피 살아나지 않는한 반등 힘들어


코스닥시장이 내우외환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외부적으로는 전방산업 불황과 잇따른 정부 규제가 이어지고 있고, 내부로 눈을 돌리면 머니게임 등 시스템 위기가 얽히면서 붕괴직전이다. 24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32.27포인트(10.45%) 하락한 276.68포인트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꼭 1년전인 작년 10월24일(781.79포인트)에 비해 무려 64%가 하락한 수준이다.. 더욱 문제는 지금이 바닥이 아니라는 우려가 시장 전체에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신용 위기가 실물경기 불황으로 이어지고, 다시 주식시장 침체라는 악순환이 지속되면,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취약한 구조인 코스닥시장이 받는 충격은 훨씬 클 수 있다는 것. 개별 종목의 실적만 놓고 보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메가스터디의 3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19%, 8% 늘었고, 셀트리온도 404%, 1,153% 각각 증가하는 등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장사도 많다. 그러나 시장 전체적으로 들여 다 볼 경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는 게 사실이다. 태웅이나 태광 등 단조주의 경우 전방산업인 조선업종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미 치명타를 당했으며, 내수부진에 따른 교육주의 장래도 불안하다. NHN 등 포털주 역시 정부 규제와 소비둔화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서울반도체 등 전자업종도 녹록치 않은 상황에 처했다. 3ㆍ4분기 성과가 4ㆍ4분기 이후의 실적을 담보해 주지 못한다는 불안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하락 장이 끝간데 없이 이어지다 보니 주가가 싸졌다고 여기는 착시효과도 사라졌다. 고점대비 3분의1 토막, 5분의1 토막이 일반적이지만 코스피시장에서 포스코나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표적인 우량주의 주가가 엉망인 상태에서 코스닥 중소`ㆍ벤처기업까지 ‘낙폭과대’ 추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는 힘든 실정이다. 박종선 현대증권 스몰캡팀장은 “코스피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코스닥에서 의미 있는 반등이 일어나기는 힘들다”며 “‘큰 집’ 상황이 나빠지면 ‘작은 집’이 더 흔들리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내부적인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총체적 난국의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여전히 머니게임 양상이 활개를 치고 있고 우회상장에 따른 자본이득 추구가 심화됐으며, 횡령 및 배임 등 등에 따른 시장의 신뢰상실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이사나 최대주주의 횡령배임 사건수는 올들어 24일 현재 85건으로 지난해(51건)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같은 기간 피해규모도 7,700억원에 달해, 벌써 작년 한해(3,530억원)의 두 배를 훌쩍 웃돌고 있다 .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개인 비중이 훨씬 높아 중장기적인 투자보다는 단기매매에 의존하는 투기적 성향이 많아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코스닥시장의 투자메리트를 떨어뜨리고 있다. 또 기업들의 업력이 상대적으로 짧아 검증기간이 부족하고, 실적의 가변성이 높은 벤처기업이 다수여서 적극적인 투자를 어렵게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ㆍLG텔레콤과 함께 시가총액 1위인 NHN이 코스피시장 이전을 결정함으로써 초우량 기업 부재에 따른 ‘2류’시장이라는 자괴감도 투자심리를 옥죄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수익ㆍ고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이를 뒷받침할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제도보완이 이뤄져야 코스닥시장에 돌파구가 열린다고 지적한다. 김효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중소ㆍ벤처기업에 대한 장기적ㆍ 안정적인 자금조달 지원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감안해도 코스닥시장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며 “투자자들도 단기수익을 노린 단타매매보다는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 투자한다면 향후 상승장에서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고위관계자는 “시장에 대한 믿음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단편적인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코스닥 ETF 상장 등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대책을 곧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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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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