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벌개혁 공방가열] 야"정부개입 반대" 여"발목잡지 말라"

김대중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밝힌 재벌개혁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2라운드에 접어 들었다.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정부의 재벌개혁을 재벌해체로 규정, 사회주의적 취향이 있다고 연일 맹공을 가한데 맞서 국민회의 등 여당은 李총재의 재벌옹호를 세풍사건과 연결시키면서 대대적인 반격을 개시했다. 먼저 한나라당은 재벌개혁과 경제개혁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그 수단의 부당성을 거듭 비난하며 공세를 계속했다. 李총재는 18일 오전 당무회의에서 『우리당도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고,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제, 『다만, 재벌개혁의 이름으로 재벌을 강제로 해체하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반한다』며 전날 기자간담회에 이어 정부의 재벌정책을 거듭 비판했다. 李 총재는 이어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자유)경쟁에 맡겨 어떤 재벌은 철저히 해체되고, 어떤 재벌은 살아남는 것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럴 경우 재벌은 해체되나 개별기업이 살아남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이를 일괄적으로 칼질하 듯 경제주체를 해체, 인위적으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경제의 자생력을 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공동여당은 한나라당 李 총재가 金대통령의 재벌개혁 방침을 재벌해체로 호도, 국민을 혼란케하고 있다고 보고 강력한 대처 의지를 다졌다.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 총재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재벌개혁은 재벌과 대통령이 합의한 5대원칙을 실천, 건전한 기업으로 육성하자는 것이지 결코 재벌기업을 해체하자는 게 아니다』며 재벌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李 대행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무디스 등 세계 자본주의 주요 기구들이 모두 한국의 재벌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주장대로라면 이들 세계기구가 사회주의 기구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에 앞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조세형 전대행은 『李 총재가 재벌개혁을 재벌해체로 호도하며 재벌개혁이라는 국민적 합의에 도전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엄청난 호재인 만큼, 국민적 차원의 논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李총재에 대한 집중적인 성토가 있었다. 특히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은 『국세청을 동원해 재벌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그 돈으로 대선을 치른 李 총재가 재벌을 옹호하는 것은 세도(稅盜)사건으로 신세진 것을 갚기 위한 것 아니냐』고 李총재 성토에 가세했다. /양정록 기자 JRYANG@ 장덕수 기자 DSJ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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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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