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로켓 발사 강행] 대북제재 공조 균열 오나

美, 北위협 부각 고강도제재 의도 깔린듯<br>정부선 신중 태도… "양국 공조 문제없어"

한국과 미국 정부가 5일 발사된 북한의 로켓 성격에 미묘한 시각 차이를 노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포동 2호 미사일’로 규정한 반면 우리 정부는 ‘인공위성’일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 북한이 발사한 로켓을 미사일로 보느냐, 아니면 인공위성으로 보느냐에 따라 대북 제재 등 국제사회의 대응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태도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비해 신중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한미 정부 간 대북 제재 공조체제에 균열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체코 방문 중 북한의 로켓 발사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과 확산은 동북아 지역 및 국제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오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어떤 행동도 명확히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로켓의 성격을 인공위성 운반체인 ‘은하 2호’라고 주장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브리핑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현재로서는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보이나 성공 여부는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북한의 발사체가 위성으로 확인됐다는 일부 보도가 흘러나오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아직까지는 ‘로켓 발사’라고만 말하겠다”며 위성판단을 유보했다. 인공위성 운반체와 장거리 미사일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탄두 부분에 인공위성을 탑재하느냐, 살상무기를 싣느냐만 다를 뿐 발사원리 등에서 유사점이 많다. 그러나 인공위성 발사체는 통상 ‘산업용’으로, 미사일은 ‘군사용’으로 구분돼 성격이 어떻게 규정되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대포동 2호 미사일’로 규정한 배경에는 북한의 주장대로 ‘인공위성 운반체’라 하더라도 군사용인 장거리 미사일로 사용될 수 있음을 강조, 고강도 제재를 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이는 향후 유엔 안보리에서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책 논의시 북한의 ‘위협’을 부각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성격 규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은) 탑재된 것이 무엇인지 상관없이 추진체를 ‘대포동 2호’라고 표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중립적 표현으로 ‘로켓’이라고 쓴 것으로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한미 간에 ‘위성운반체’인지 ‘미사일’인지 여부에 대해 이견은 없으며 잘 공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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