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영화 `장화, 홍련`에서 차가운 계모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염정아가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MBC 수목극 `사랑한다 말해줘`(극본 김규완ㆍ연출 오종록)에서 그가 맡은 역은 영화사 사장 조이나. 해맑기만 한 병수(김래원)를 향한 소유욕에 불타 그를 쟁취하지만 결국 병수와 이나 모두 큰 상처를 받는다.
“이나의 복잡한 심리를 제대로 그려야 한다는 고민에 머리가 다 아파요. 병수를 향한 감정은 이기적이지만 자신조차도 어떻게 제어할 수가 없거든요. 시청자들이 이런 이나를 이해해주실지가 제일 걱정되죠.”
영화 `H`, `텔 미 섬딩` 등에서 보여줬던 냉정한 이미지는 이번에도 여전하다. 어두운 조명 밑에서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이나의 속내를 표현하는 게 힘들 법도 하지만 차가운 연기가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진 모습이다.
“진지한 역을 계속 맡다 보니 저도 모르게 실제로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이젠 연기 잘한다는 소리도 들어야죠.”
요즘 `미스코리아`라는 꼬리표 만으로 염정아를 평가하는 이는 거의 없다. 물오른 연기력은 제작진도 인정하는 부분. 오종록 PD는 “`장화, 홍련`에서 그의 연기를 보고 기절할 뻔 했다”며 이번엔 “너무 열심히 하진 말아달라”고 주문했단다. 욕심 때문에 자칫 자연스러움을 놓칠까봐 걱정된다고.
그러나 다소 무거운 전개 탓인지 방영 첫 주 시청률은 10%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동정가는 악역의 느낌이 매력적”(ID:DKRQKFL200), “눈물을 흘리며 병수와 영채(윤소이)를 떼어달라고 부탁하는 대사가 압권”(DNLVJEK) 등 그의 연기를 칭찬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대장금`(MBC) 같은 시청률 내기가 어디 쉽겠어요? 수는 적더라도 소중한 팬이 많이 생겼으면 해요. 매니아들만 열광해도 괜찮다니까요.”
<이상훈기자 fl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