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외환보유액 더 늘려야 한다

외환보유액을 늘릴 경우 통화량증가와 그로 인한 물가관리가 큰 부담이 된다. 늘어난 통화량을 환수하려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야 하고 금융비용이 늘어난다. 금융비용의 증가는 그렇지않아도 적자인 재정을 더욱 옥죄게 될 것이다. 외환보유액을 잘 운용해 금융비용을 능가하는 수익을 남기면 되지만 이것 역시 쉽지않다. 미국국채 등에 안정성위주로 운용해야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외환보유액을 더 늘리는 데는 적지않은 부담이 따른다.반면 위기가 끝나지않았으므로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외환위기를 겨우 벗어났지만 대외신인도는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국가신용도를 높이면서 곧잘 언급한 것이 늘어난 외환보유액이었다. 대외신인도가 더 높아지려면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부족한 감이 없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양측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는 거시 경제의 상황을 볼때 외환보유액은 좀더 늘어나도 좋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빠른 원화 절상을 막는데 어느 정도의 외환보유액의 확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고개를 들고 있는 물가불안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는 원화절상을 어느 정도 용인할 필요성은 있다. 하지만 최근의 원화절상의 속도는 너무 빠른 감이 있다. 밀려들어오는 달러화를 흡수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확충, 수급을 조절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날 경우 통화량이 불어나 거꾸로 물가안정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문제는 있다. 그렇더라도 현단계에서는 지나친 원화강세를 막는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외국인 주식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외환보유액을 더 늘여야 할 이유가 된다. 적정 외환보유액은 대개 단기외채와 3개월분 대외경상지급액 등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약 350억달러의 단기외채와 약 300억달러의 경상지급액을 합치면 700억달러면 충분하다고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약 400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주식투자가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엔 1,000억달러선이 외환위기를 대비한 적정 외환보유액이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외국인주식투자가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은 적다. 그렇더라도 700억달러로 국제금융투기세력의 공격에서 안심하기는 미흡하다고 본다. 외환보유액은 관리비용부담이 허용하는 합리적인 선에서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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