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표-실세금리 괴리크다

지표-실세금리 괴리크다채권시장 통한 자금 조달난 여전 채권금리가 연중최저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나 실제로 기업들은 채권시장을 통해 자금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지표금리와 실세금리와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얘기다. 7일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지난해 10월26일 이후 8개월 만에 7%대로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채권수익률이 하락했다. 그러나 신용등급BB+ 금리는 지난 6월 말의 12.31%에서 6일에는 13.12%로 이달들어 오히려 오름세를 보여 기업자금난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회사채 거래는 소외되고 국고채·통안채 등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채권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장중에 무려 0.10~0.33%포인트 등락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를 지속하는가 하면 정규 매매시간이 끝난 뒤에도 매매가 이루어지는 변칙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금리하락은 투신사와 은행들이 채권을 보유하기 위해 본격 투자한 데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시세차익을 겨냥한 단기 선취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서 종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최근 채권펀드 조성과 그에 따른 프라이머리 유동화채권(CBO) 발행으로 일부 기업들의 자금난이 다소 해소되고 있으나 상당수 중견기업들은 자금난이 계속돼 금리하락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채권펀드 조성도 일부 은행·보험사들이 파업 등을 이유로 출자하지 않아 당초 계획이던 10조원 가운데 6일 현재까지 2조6,900억원만 조성된 상태다. 현재 채권시장에서 삼성·LG·SK·롯데·제일제당 등 신용등급이 높은 일부 그룹의 회사채는 없어서 못 팔 정도지만 그밖의 다른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매수세는 아직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표금리가 하락하면 할수록 더욱 심화될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국고채 금리가 7%대를 유지하면 투신들이 비과세 상품 등을 통해 매수여력을 비축한다 해도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펀드에 편입하는 데는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형규 제일투신증권 채권영업부장은 『회사채 발행량만큼 유동성도 좋아져야 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으나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면서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거나 투신사로 돈이 다시 몰리지 않는 한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의 유통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진갑기자 GO@SED.CO.KR 입력시간 2000/07/07 20:0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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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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