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천덕꾸러기’ 낙타가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중동 국가들에 대한 틈새 수출상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는 26일 호주산 낙타고기가 인구 증가 및 경작지 부족으로 식량난에 시달리는 중동을 겨냥한 새로운 수출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호주에 서식하는 낙타는 약 100만 마리로, 이들은 자연보호구역과 농장을 황폐화시키는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호주 정부의 골칫덩이 취급을 받고 있다. 호주 정부가 낙타 수를 줄이기 위해 4년에 걸쳐 책정한 예산만 해도 2,000만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한 사업가가 낙타고기를 중동으로 본격 수출하기 위해 호주 남동부 포트피리에 연간 10만마리의 낙타를 도축하는 설비허가를 신청, 낙타가 호주의 새로운 틈새 수출상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이집트 출신의 사업가 마그디 엘 아쉬람은 “낙타가 호주에서는 골칫거리지만 중동에서 귀한 식량”이라며 “공장이 설립되면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호주 정부와 식량난에 시달리는 중동인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쉬람이 설립하게될 공장은 호주에서 이슬람교 신자들이 지키는 식품제조법인 ‘할랄’을 따르는 첫 번째 생산시설로, 이 곳에서 생산된 낙타고기는 모두 중동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호주축산공사 관계자는 “호주의 낙타고기는 중동에서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낙타고기수출이 본격화하면 큰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 품질 좋은 낙타고기는 두바이 등 중동 도시에서 1㎏당 19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