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살얼음판…대안투자 어떤게 좋을까?

원자재·인프라·예술품 펀드가 '딱이네'<br>주식·채권위험 보완개념…비중 10% 안넘게<br>절대 수익률 추구로 리스크 상대적으로 높아<br>가입전 換헤지·중도해지 가능 여부 확인해야



증시가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불안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주식에 직접 투자했거나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투자자 모두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세에 진입하기 보다는 당분간 조정을 받고 일시적으로는 급락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 움직임과 관계가 적은 대안투자 상품이 주목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분산투자 차원에서 보유자산 가운데 일부를 대안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 하다”면서 “하지만 지나치게 유행을 따라가거나 대안투자에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안 투자란=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는 주식, 채권, 예금 등 전통적 금융상품 이외의 투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외국에서는 헤지펀드,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가 대안 투자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헤지펀드 판매가 허용되지 않고 있어 부동산펀드, 벤처펀드, 기업구조조정펀드, 선박펀드, 원자재펀드, 사회간접자본펀드(인프라펀드) 등이 오히려 친숙한 대안 투자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귀금속, 농수산물, 예술품, 와인, 명품브랜드, 한우 등에 투자하는 상품도 소개되고 있다. 대안투자는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는 대개 코스피 지수 상승률에 비해 얼마나 더 초과수익을 냈는지가 성과 측정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곡물, 원유 등에 투자하는 대안상품은 비교 대상이 없다. 다만 비슷한 유형의 대안투자 상품간의 상대평가는 가능하다. ◇유망 상품은=2012년부터 사모펀드 규제가 철폐돼 헤지펀드가 허용되면 대안투자펀드는 헤지펀드가 중심이 되겠지만 그 때까지는 원자재펀드, 인프라 펀드, 예술품 펀드가 유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자재 펀드는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보편적인 대안투자로 인식하고 있고 운용자산의 10% 내외까지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활성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원자재 종류별로 수익률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은 곡물, 에너지 등 특정 원자자에 투자하기 보다는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가 부담이 적다. 원자재 펀드 중에서는 특히 천연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CS운용의 ‘글로벌천연자원펀드Class A1’의 경우 순자산액이 1,526억원에 이르고 6개월 수익률이 8.98%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인프라 펀드는 선진국보다는 개도국 중심이 바람직하다. 선진국은 이미 개발이 대부분 이뤄졌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반면 중국, 인도, 아시아 일부 국가는 수익률이 양호하다. 인프라펀드는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은 10~20년 장기로 투자해야 하지만 매년 6~7%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술품 등 예술품 투자 펀드도 선보이고 있다. 예술품은 부자들의 전유물로 경기와 무관하게 가격 안정성이 담보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서울명품아트사모’의 경우 연초이후 수익률이 6.32%(8월 28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 유의점은=대안투자는 주식, 채권과 상관관계가 낮기 대문에 주식투자에 대한 분산투자 상품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렇지만 대안투자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금융상품을 대체하기 보다는 말 그대로 전통 금융상품을 보완하는 정도의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투자비중은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의 경우 대체투자 비중이 10%를 넘지 않는 수준의 투자가 계획돼 있다. 지나치게 유행을 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일본 리츠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자금이 몰렸지만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 나가고 있다. 투자위험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펀드는 규제 정도가 강하지 않은 사모형태가 많다. 또 투자기간이 2~3년 이상일 경우가 많고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폐쇄형인 경우 유동성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폐쇄형의 경우 시장에서 매도해야 하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실적 배당형 상품이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환헤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대안투자는 전통상품의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독립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펀드가 바람직하다”면서 “대안투자는 시장수익률과는 무관하게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는 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다”고 말했다. ● 대안투자 몰빵은 금물
주식·채권 강세땐 수익률경쟁서 뒤져
특성·운용방식등 꼼꼼히 따져봐야
전통적인 투자 자산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혼합형펀드, 머니마켓펀드(MMF)의 규모는 지난 21일 현재 국내 투자가 218조7,000억원, 해외투자가 36조9,000억원이다. 이외의 펀드인 파생상품, 부동산, 재간접, 특별자산, 사모투자펀드(PEF) 등 대체투자펀드는 국내 투자형이 47조1,000억원, 해외 투자형은 17조원에 달한다. 대안투자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른다. 한국의 대안투자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높다. SK증권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전세계 대안투자 펀드규모는 헤지펀드, 사모펀드, 원자재 펀드를 포함해 3조 달러로 주식, 채권펀드 60조달러에 비해 5% 정도 규모다. 대안투자는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주식이나 채권이 추세적 강세를 보이는 시기에는 수익률에서 뒤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올들어 서브프라임 부실로 증시가 혼란을 겪었지만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대안투자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22일까지 펀드 유형별 평균수익률은 국내 주식형(성장형 기준)이 26.3%를 기록했고 시가 채권형 2.6%, 국제주식형 7.0%, 국제채권형 마이너스 0.2%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대안투자 상품인 대체투자 부동산형은 마이너스 4.0%, 대체투자 실물 자산형은 마이너스 3.0%에 불과했다. 다만 사모 대체투자 부동산형이 5.1%, 실물자산은 2.5%로 플러스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허진영 제로인 과장은 "대안투자 상품은 일반 투자자들이 올인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면서 "여유 있는 고객이 분산 투자 차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고 펀드에 가입할 때 특성과 운용방식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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