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은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과 유럽 경기 회복의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계 물동량 증가와 BDI(발틱운임지수) 강세가 지속되는 업황 호황 속에서 꾸준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요인 때문에 한진해운은 지난 2ㆍ4분기에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한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는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감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분기 실적 발표 후 한진해운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낸 증권사 9곳 중 8곳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증권사별 평균 목표 주가는 5만9,900~7만원이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매수 의견을 유지한 배경에 대해 “7월 싱가포르 컨테이너 선사인 NOL의 운임과 한진해운 등 아시아 지역 컨테이너 선사들의 2ㆍ4분기 실적을 통해 업황 턴어라운드를 확인했다”며 “주요 항로에서의 견조한 물동량 증가세, 컨테이너 평균 운임도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NOL이 최근 발표한 7월 운임은 전년동월 대비6.5% 상승했으며, 수송실적도 10.3%가 증가했다. 양 연구원은 “운임 상승은 5월 미주 노선 운임 인상, 3ㆍ4분기 유럽노선 운임 인상분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업황 개선에 대한 의미있는 신호이며 3ㆍ4분기부터 한진해운의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진행될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호재 속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원가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운임 개선세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벙커C유 가격, 내륙 운송비 증가, 용선료 증가 등이 실적개선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지난 반기대비 용선료가 30%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운임상승이 오히려 원가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용선료 상승은 부정기선 사업부문 확장을 위해 벌크 선박 용선을 늘린 것이 주원인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기선 운임 상승에 따른 용선료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또 유가에 대해서도 엄 연구원은 “지난 7월 역사적 고점을 형성했던 벙커 C유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주겠지만 이후 유가가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원가상승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엄 연구원은 “지금은 장기적인 운임상승기의 초기”라며 “용선료와 연료비 등은 자선비중 증가와 선박대형화를 통해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운업 전반에 대해 “운임지수 상승과 업황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업황 보다는 실적 개선 여부를 파악해 종목별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태평양노선 장기적으로 회복 기대
■ 애널리스트가 본 이 회사 -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
한진해운의 2ㆍ4분기 매출액은 1조6,569억원을 기록했다. 컨테이너 매출 성장률이 2분기 연속 호전됨에 따라 매출증가가 이루어 졌고, 이에 따라 1ㆍ4분기에 보였던 영업적자 기조가 완화됐다. 또 9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최근 태평양 노선의 회복 지연 가능성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물동량 비중이 50% 이상인 한진해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태평양 노선의 시장은 상반기 수급 악화국면에 대응해서 선사들의 선복량 조절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2ㆍ4분기 운임은 이미 최악의 국면에서 회복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유사한 컨테이너 업체인 싱가포르 선사 NOL의 7월 운임은 FEU당 2,821달러로 전년대비 6.5% 증가하며, 전월(4.9%)보다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이러한 우려를 희석시키고 있다. 최근 신용경색에 대해 FED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데다 높은 가계순자산 가치와 낮은 실질 금리 등으로 소비여건이 크게 나쁘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미국 시장 회복 가능성은 유효하다.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운임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시장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은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했던 측면이 있다.
한진해운은 ▦성수기 도래로 이익증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벙커C유 가격이 급락하며 비용 압력을 완화시켜 주며 ▦운임 상승국면에서 시장 대비 프리미엄이 부여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최근 조정 후 반등 국면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에 대한 6개월 목표주가 6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