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치적 문제로 비화땐 韓中경협 악영향 우려"

■현지 기업인 시각

“고구려사 문제를 너무 정치적인 문제로 비약시키지 말아야 한다. 만약 정치적인 문제로 이슈화할 경우 한중간의 경협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의 일치된 견해다. 현지 기업인들은 고구려사를 둘러싼 한중간 역사논쟁으로 기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며 고구려사 문제점은 거론해야 하지만 철저히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대응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종일 KOTRA 베이징무역관장은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중국인들의 반일(反日) 감정과 달리 고구려사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중국인들은 극히 일부이고 심지어 중국 외교당국도 이 문제를 깊이 알고 있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문제를 너무 정치 쟁점화할 경우 한국기업들이 위험에 빠지거나 사업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조성준 포스코차이나 부사장도 “일부에 국한된 중국인들의 관심을 비약시켜 중국사업이나 투자에 나쁜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며 “중국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이 문제를 슬기롭게 푸는 지혜를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역사왜곡을 걱정할 겨를이 없는 중소기업인들의 염려는 더욱 크다. 사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문제가 새로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해서다. 김기범 베이징투자기업협의회 고문은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은 중국기업들의 추격,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만약 이런 시점에 고구려사 문제로 인해 한중관계가 악화되면 중소기업이 중국에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계순 한양대 교수는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해) 맞불작전을 하되 (중국의) 비위를 건드리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한국과 중국은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중간 역사갈등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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