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필사적 군살빼기“벼랑끝 선택”(IMF구제금융 폭풍/재계생존전략)

◎일부 종금사 도태후 최악 돈가뭄 예상/자산매각·유사업종 통폐합 불붙을듯『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현재의 위기상황에서는 한발 앞선 기업의 대응과 더욱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에 둔감해서는 IMF쇼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유사업종은 시너지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한데 묶고, 한계계열사는 조속히 매각, 그룹몸집을 날렵하고 민첩하게 만들어야 한다.』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이 IMF 구제금융 신청이후 긴급사장단회의를 열어 21세기를 겨냥한 구조조정계획을 확정하면서 지시한 내용이다. 재계는 성장시대의 향수에 젖어 무분별한 사업다각화로는 금융기관의 여신축소와 해외에서의 자금조달난이 예상되는 IMF구제금융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있다. 개방과 경쟁, 자율, 물가안정 등을 강조하는 IMF는 자금지원의 조건으로 부실금융기관의 통폐합을 강력히 권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빈사상태에 있는 일부종금사들은 잇달아 도태하거나 부실여신을 개선하기위해 여신 축소및 기존 대출금 회수에 나서면서 기업들은 극심한 돈가품에 시달릴 것이 확실하다. 이같은 위기속에서 기업들은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으로 살아남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유사·중복사업의 통폐합으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저부가가치 및 노동집약적 사업 등 비수익성사업의 조기 정리에 집중하고 있다. 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단순지분 및 비효율적인 부동산 매각, 자신있는 핵심사업 및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경영자원을 집중하는데도 힘쓰고있다. IMF의 구제금융 지원요청이후 구조조정에 돌입한 그룹은 한화와 LG, 한나 등이다. 한화는 지난 24일 사장단회의를 열어 ▲계열사 통폐합 ▲부동산 매각 ▲본사 지방이전 ▲조직 슬림화등에 착수했다. 한화바스프우레탄은 해외에 매각하고, 한화에너지의 정유사업부문과 판매사인 한화에너지프라자를 통합하기로 했다. LG도 30대그룹중 사장단인사과 동시에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룹은 유통사업강화를 위해 LG상사의 LG마트와 LG백화점을 하나로 통합, 별도의 유통관련 CU를 만들기로 했다. 또 정보통신 CU로 묶여있는 LG텔레콤과 LG정보통신을 분리, LG텔레콤을 별도의 CU로「분가」시키고, 정보통신은 전자미디어CU로 통합,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쌍룡은 연초부터 필사적인 구조조정에 착수 ▲쌍용제지의 매각(8백10억원) ▲쌍용양회 창동 공장매각(7백40억원)을 완료했다. 쌍용은 IMF쇼크로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추가로 용산삼각지 민정학원부지(시가 1천3백억원)와 미샌디에고 메리어트호텔(3천3백만달러규모)도 내놓았다. 한라중공업은 임직원의 절반, 임금의 30% 삭감등 전에없이 강도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중견기업인 거평도 (주)거평과 거평시그네틱스를 합병하고, 유사업종을 통폐합했다. 정상권의 그룹도 IMF 구제금융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적자한계사업을 통폐합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의류사업 등 중복사업을 통폐합하고, 중공업과 항공 전자등의 한계사업 처리를 사장단인사 이후 실시하기로 했다. 사업재편을 앞서 추진한 박용오 두산그룹회장은 『자구노력에 나설 때 주위에서 부도위기에 직면한 것 아니냐며 조롱할 때 가슴이 아팠다』며『지금처럼 소나기가 퍼부을 때 건초를 말리겠다고 발버둥치는 기업들을 보면 경영에서 미래예측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다』고 술회했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현재의 위기에서 살아남는 기업들은 수년뒤 호황의 열매를 더 많이 딸 것』이라며 『하지만 많은 그룹들이 아직도 위기를 실감하지 못한채 자구노력에 소극적이어서 앞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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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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