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8일 국정원의 불법도청 파문과 관련, "아무런 음모도,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다"며 "이 사실이 노출된것은 내가 파헤친 것이 아니고, 그냥 터져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사건은 그냥 터져나왔지 우리 정부가 파헤친 사건이 아니며, 특히 대통령이 파헤친 사건이 아니다"며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그렇게 요란하지 않고, 정치적 공작에 뛰어난 능력을갖고 있지 않다"며 야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음모론'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터져나온 진실에 직면했을 뿐"이라며 "일부가 나왔으니까 도청 전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정부가 성의를 다해 진실을 밝혀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지만 내가 모르는 진실을 그냥 파헤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터져나온 진실을 덮을 힘은 없다"며 "앞에 부닥친 진실을 비켜나갈 수 없고, 적어도 내가 부닥친 이상 최선을 다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내가 그 의무를 위반하고 사실을 덮어버린다고 하면 나는 또그렇다고 치더라도 나를 위해 일한 참모들이 다음 정부에서 불려다녀야 하지 않느냐"며 "이 악순환을 어디선가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왜 김승규 국정원장이 사실을 은폐한 사람으로서 (다음 정부에서) 검찰에 불려가야 하느냐"며 "다시는 김승규 원장이 검찰에 불려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