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차관급 인사/인선뒷이야기] 金 재경차관 정계와 친분돈독 마당발

이번 차관(급)인사의 관전포인트는 노무현 대통령의 몽돌과 나무받침대 인사원칙이 어떻게 적용되었느냐 하는 문제다. 뚜껑이 열린 결과 개혁장관-안정차관의 기조는 유지됐지만 아무래도 개혁점수를 많이 받은 인사들이 득을 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래서인지 새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뒷얘기가 무성하다. ◇재경부는 마당발 왕국 =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은 인선 막바지인 지난주말 김진표 부총리가 밀어 발탁됐다는 후문. 재경부는 원래 차관 후보로 신동규 기획관리실장(행시14회), 김영주 차관보(17회)를 올렸으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단계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실장은 대선기간중 줄을 다른 곳(한나라당)에 섰다는 의혹을 완전히 씻지 못한 게 한이 됐다. 김 차관보는 기용될 경우 기수파괴에 따른 재경부내의 동요가 우려된다는 우려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 김 부총리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해 국회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운 김 차관을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와 김 차관은 각각 모페(옛 재무부)와 EPB(옛 경제기획원)의 `대표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제 발등 찍은 국세청 = 국세청은 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외부인사가 청장으로 온다는 소문이 나돌자 이를 막기 위해 `역정보`를 퍼뜨리는 등 수성에 안간힘을 쏟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직원들은 이 효과로 인해 최근까지도 곽진업 차장(행시 12회)이나 봉태열 서울지방국세청장(13회)중 한 명이 청장이 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 12년만에 행시 14회의 이용섭 관세청장이 외부에서 옴에 따라 국장급이상 간부 대부분이 옷을 벗어야 하는 딱한 처지로 몰리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라리 이렇게 될 바에야 역정보를 흘리지 않았으면 (국세청에)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국세청 관계자도 “당초 국세청장 물망에 오르던 외부인사는 국세청 근무 경험도 있고 해서 이 청장보다는 우리 내부사정을 소상하게 알고 있다”며 “돌을 피하려다 바위를 맞은 격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경호실장은 대통령이 직접 지명 = 이번 인사는 대통령직 인수위와 각 부처 신임장관, 민정수석, 인사보좌관등이 주도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은 맨 마지막단계의 재가로만 한정됐다.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대통령은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아 인사팀이 일하기가 무척 수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호실장은 대통령의 신변을 경호하는 일을 맡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그건 내가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해 직접 지명했다는 설명이다. ◇안가에서 인선작업 = 청와대 인사라인은 이번 차관(급)인사의 검증과 인선작업을 안가에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보좌관은 “안가는 예전부터 살벌한 곳으로 알고 있어서 `우짜꼬`했는데 가보니 아무 것도 아니더라”며 새 작업장소인 안가를 소개했다. 그는 또 “작업팀은 시간이 나면 (안가에서)테니스나 치면 좋겠다며 웃었다”고 전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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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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