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發 세계증시 폭락 도미노] 下. 기로에 선 美증시

지난주 개장 5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가 14.3% 폭락, 주간 단위로 70년만에 최대의 폭으로 하락했던 뉴욕 증시가 24일 큰 폭으로 상승했다.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회복이 미국 정부의 자사주 매입조치 연장, 항공산업 구제금융 등에 힘입은 기술적 반등에 지나지 않으며, 테러 집단에 대한 보복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주가가 또다른 저점을 향해 하락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날 반등으로 뉴욕 주가는 '붕괴(Crash)'를 면했다. 뉴욕 월가에서는 다우존스 지수가 짧은 기간에 20% 이상 폭락하는 경우를 붕괴라고 표현하는데, 뉴욕 증시는 1929년과 지난 98년 블랙먼데이때 등 두번의 주가 붕괴를 경험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반등으로 장기적인 주가 회복을 예상하기 어렵다. 보복 전쟁의 장기화가 예상되고, 미국이 경기 침체에 접어들어 언제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뉴욕 증시 반등하나 주가 반등은 뉴욕 월가의 유태계 대표적 투자회사인 골드만 삭스의 선도로 이뤄졌다. 골드만 삭스의 투자전략가 애비 코언은 개장 직전에 투자가들에게 "일어서라, 지금 주식을 살때다"며 매수를 선언했다. 코언은 ▲ 주가의 저평가 ▲ 정부의 경기부양정책 ▲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조치등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며, 주식 포트폴리오 비율을 70%에서 75%로 상향조정했다. 골드만 삭스에 이어 뱅크오브어메리카 증권등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매입에 나섬으로써 뉴욕 월가의 투자자들이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밴드 웨건(Band Wagon)'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주말(21일) 주식매입에 나섰다가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도 기관투자자의 매수 물결에 합류했다. 또 지난주 자사주 매입을 선언했다가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매입을 보류했던 홈데포ㆍ머크ㆍ프레디맥등 많은 상장기업들이 주식 매입에 나섰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주말까지 자사주매입 규제를 해제했으나, 증시 불안이 지속되자, 이 조치의 시효를 오는 28일까지 일주일 연장했었다. ◇ 전쟁 장기화 여부가 관건 지난주 뉴욕 증시의 폭락에는 기업 수익악화, 경기침체 가능성등과 같은 경제적 요인보다 테러 재발에 대한 불안감, 전쟁 장기화 전망등 비경제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군당국과 경찰의 철통 경비에도 불구, 또다시 테러가 발생할 경우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가장 불안한 나라로 되고,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보복 공격이 지난 91년의 걸프전처럼 단기간에 끝날 것인지, 베트남전처럼 장기화될 것인지 여부가 앞으로 뉴욕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걸프전 때에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공격 소식에 다우존스 지수가 4.3% 하락했지만, 다국적군이 단기간에 이라크를 제압한후 20%가 뛴 적이 있다. 그렇지만 베트남전이 전개되는 20년동안 다우지수는 오랜 세월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뉴욕 월가는 미국이 하반기에 경기침체로 돌입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증시 하락이 지속될 경우 미국인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사진설명> 24일 미국 증시가 폭등함에 따라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도 상승하자 브라질 상파울루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인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주식매입 주문을 내고 있다. /상파울루=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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