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쓸려나간 스마트폰 판매 효과.'
LG전자의 올 1·4분기 실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1·4분기만을 기준으로 할 때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환율 악재로 인한 TV 부문의 영업적자로 빛이 바랬다.
LG전자가 29일 내놓은 1·4분기 확정 실적을 보면 매출 13조9,944억원, 영업이익 3,0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4·4분기(2,751억원)보다 10.9%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4,788억원)과 비교하면 36.2%나 줄었다.
시장 전망이 그동안 3,000억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매출이 줄었다는 점이 아쉽다.
전년 동기(13조9,888억원)와 비교하면 비슷했지만 전 분기(15조2,721억원)보다는 8.4%가 줄었다.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MC 사업본부는 이번에 3조5,96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4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판매량 역시 1,540만대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략 스마트폰인 'G3'의 글로벌 판매 호조와 북미 저가 보급형 폰의 꾸준한 인기가 이 같은 견조한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LG전자는 이날 최고급 스마트폰인 'G4'를 출시하고 MC 부문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또 LG전자가 특히 강세를 보이는 생활가전(H&A) 부문에서도 글로벌 경쟁 격화에도 불구하고 고(高) 수익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9% 많은 2,29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제품의 활약은 TV를 책임지는 HE 부문의 적자로 공이 가렸다.
HE 부문은 올 1·4분기에 계절적 비수기 영향 외에도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환율 불안과 엔저라는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매출(4조4,367억원)이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5%, 18%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4·4분기에는 17억원으로 가까스로 흑자를 유지했으나 이번에는 적자 전환(62억원)됐다.
LG전자의 HE 부문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0년 4·4분기(652억원) 이후 4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환율 영향을 덜 받는 미국과 아시아 시장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올레드 TV와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도 늘고 있는 만큼 2·4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실적이 공개된 VC 사업본부는 1·4분기 매출액 3,826억원과 함께 2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사업부는 텔레매틱스·AVN(Audio Video Navigation) 등 LG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생산하는 곳인 꾸준한 선행 연구개발(R&D) 투자가 이어지면서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했다.